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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친화 이야기] 고산고등학교 김인아2023-07-25

[아동친화 이야기] 고산고등학교 김인아

[아동친화 이야기] 고산고등학교 김인아



당신의 마음을 하나 주세요

 

고산고등학교 2학년 김인아

 

고순도순과의 첫 만남은 고산고등학교에 막 입학을 했을 때였다. 교실 칠판 한 편에는 선배들이 적어놓고 간 동아리 홍보들이 가득이었다. 고순도순도 그중 하나였다. “고순도순에서 함께 매점 운영해요!” 학생들의 방앗간과도 같은 매점을 직접 운영할 수 있다니, 이렇게 솔깃한 제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고순도순과 함께하게 되었다. 학교의 매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활동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미가 조금 달라졌다. 나에게 고순도순이란, 사랑과 정이 오가는 또 다른 학생자치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년 동안 했던 모든 활동들이 나에게는 늘 새로웠다. 특히 매점 봉사활동이 그랬다. 전교생과 선생님이 이용하기 때문에 늘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점심시간이나 방과후에는 잠깐 하는 봉사활동인데도 그곳에서는 늘 힘내라는 응원이 오갔고, ‘음료수 하나, 과자 하나, 당신의 마음도 하나 주세요라는 애정 섞인 대화가 오가는 공간이었다. 어쩌면 귀찮을 수 있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던 이유는 지루하지 않고 따듯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고순도순은 매주 수요일마다 회의를 한다. 매점 신메뉴 정하기, 기말고사 응원 이벤트, 학교 축제 부스 운영 등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아쉬운 점을 보충하고 새로움을 추가하며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갔다. 거의 대부분을 우리 스스로 진행하다보니 특별한 학생자치회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우크라이나 기부와 떡국 재료 나눔 행사를 했을 때다. 축제 부스로 바자회를 운영했는데, 그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에 기부를 하자고 한 것도, 지역 어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의견도 모두 우리가 직접 제안한 일이라는 점에서 고순도순이 가지고 있는 따스함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게 쑥스럽지만 참 멋있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활동이 끝나면 뿌듯함은 물론이고 앞으로를 위한 원동력을 얻는 것 같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해에는 더 짜임새 있는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고순도순이 성장하는 방식이다.

고순도순의 활동에는 봉사와 나눔이라는 키워드가 늘 숨어있다. 학교 매점 카운터에서부터 저 바다 건너편까지 고순도순은 늘 따듯한 정을 나누어왔다. 매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 이외에도 주기적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물품과 간식을 새롭게 들여오고, 학교 행사마다 이벤트를 준비하고, 옆마을 어르신들께 떡국 재료를 나눠드리고, 우크라이나에 기부를 한 그 모든 일들은 고순도순을 만나기 전까지는 혼자서 하기 어렵고 막막해 생각도 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그런 일들을 고순도순에서는 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언니들, 동생들이 함께 하기에 가능한, 집단의 힘이라 생각한다. 학교생활에도 고순도순은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고순도순이 만든 흔적들을 발견할 때면 한층 더 깊어진 소속감을 느끼곤 한다. 공들였던 만큼 더 많이 아끼는 마음이 생기도 한다. 나에게 고순도순은 학교를 더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고순도순은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세상을 보는 나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앞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를, 그리고 나도 고순도순에, 학교라는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box] 고순도순협동조합은

고산고등학교에서 운영 중인 사회적협동조합으로 2020년 설립되었다. 교직원부터 지역 주민 등이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며 고순도순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학생들이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고산고등학교 내 매점 운영이며, 이밖에 지역아동센터와 마을 경로당에 물품을 기부하거나 부족한 일손을 보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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