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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함께모여사는 곤충2023-02-16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함께모여사는 곤충

밀잠자리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 방향으로 보거나 한번 본 시선, 느낌을 바뀌기 쉽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나에게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모기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유독 모기에 잘 물려 오는 두려움 같은 것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야외에 있을 때면 다른 사람들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나는 이미 모기에 물려 여기저기 긁고 있는 경우가 흔한 일이다.


그래서 모기에 대해서는 과민반응을 보이게 되고, 나에게 모기는 해충에 해당한다. 모기약이나 물린 다음에 바르는 약은 필수품처럼 되어 집안 이곳저곳, 사무실, 차에 갖춰 두고 있다. 그러나 나와는 달리 다른 곤충에게는 모기가 중요한 식량의 역할을 한다. 모기가 줄어들면 우리에게 식량난을 걱정하듯 그러지 않을까 싶다.

 

사람도 그렇듯이 모든 종은 암수로 나누어져 있다. 밀잠자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어릴 때 추억을 더듬어 보면 암수라 부르지 않고 이를 쌀 잠자리, 보리 잠자리라고 알고 있었다. 모양새가 새파란 밝은색을 띄고 있어 쌀 잠자리(수컷)라고 불렸고, 보리처럼 누런색을 띄고 있는 암컷은 보리 잠자리라고 불렸고 한동안 그렇게 알고 지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중학교 다닐 때 방학 숙제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 과제물이 식물채집이나 곤충채집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나는 곤충 채집으로 방향을 잡고 채집을 시작하여 암수 한 쌍으로 정리하여 표본판을 만들었는데 이때 밀잠자리라는 것과 암수의 색이 차이가 있을을 알게 되었고, 암수 구분을 하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곤충의 세계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보는 시각으로 곤충을 갈라치기를 한다. 익충이냐 해충이냐도 마찬가지 시각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인간 중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고 이를 경제활동에 연계하여 약품을 개발하여 부를 창출하는데 이용한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 사진기로 나무의 형상을 한참 찍을 때 일이다. 우리는 대개 시선이 옆으로 아니면 위에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무를 밑에서 위로 향해 찍은 작품을 보고 따라 했는데 나무의 모습이 다르게 보여 놀란 적이 있다. 모든 시선이 고정되어 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곤충들의 눈은 사방팔방을 볼 수 있는 구조이거나 확대하여 볼 수 있는 구조이거나 등등 다양한 구조로 발달하여 있는데 이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구성일 것이다. 사람에게도 그런 시각의 구조를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본다.

자기 관점에서, 판단에서, 자기 중심으로 우리는 생활하고 있다. 그러니 줄을 서야 하고 상대를 공격해야 하고, 선입견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뒷담화를 하게 된다.


요즘 뉴스나 소식 매체들을 보면 자기주장을 하는 것을 보기 어렵다. 대부분 상대방을 공격하고, 흠집을 찾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쉽게 동조하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자기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시각이 나에게 맞지 않으면 자기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우리는 그런 사고를 잊은지 오래 되었다.

내가 자리를 잡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쓰러뜨리려 하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상대방을 세우면서 나를 세우는 길을 택했으면 한다.


따뜻한 시선으로,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고 이에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더 열을 내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어 본다.

남을 밀치고 내가 세상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같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으면서 봄을 맞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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