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공동체] 사각사각스케치 그림 전시회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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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불문하고 그림이 좋아서
평균 연령 70세
사각사각스케치 모임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던 지난 12월 21일. 고산면 읍내리에 자리한 음식점 ‘사계’가 사람으로 북적인다. 22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될 그림 전시회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인 것이다. 전시회는 사계를 운영하는 고혜수(62) 씨를 포함하여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 등 모두 14명의 사람들이 마련한 것이다.
사계는 ‘건강한 밥상’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직접 기른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혜수 씨는 “이곳에서 판매 중인 음식은 전부 친환경으로 준비했다”며 “이밖에 인근 농가에서 수확한 제품을 대신 판매해주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혜수 씨는 지난 해부터 이곳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것 외에 치유체험과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보기로 계획했다. 음식점의 이름인 ‘사계’의 이름처럼 사계절 풍경을 눈으로 담고 그려내 보기로 한 것이다. 모임의 이름은 ‘사각사각스케치’. 별다른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으로만 단 2주만에 다양한 사람이 뜻을 함께하고자 모였다.
고산에 위치한 식당 '사계'에 사각사각스케치 회원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그렇게 첫 모임은 지난 9월 6일부터 시작됐다. 매주 수요일 2시에 모여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고, 관련한 영화를 같이보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시작은 단순히 취미 활동이었지만, 점차 애정과 열정이 생기며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의견이 모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2022 메이드 인 공공’ 지원사업을 받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이다.
회원 황의선(76) 어르신은 “생애 그림을 그려볼 일이 없었다. 자식 키우기 바빠 연필을 잡아볼 기회도 없었는데, 여기서 그림도 려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뻤다”며 “활동에 참여한 뒤 매주 이 시간만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다. 우리가 그린 그림을 전시까지 할 수 있게 되니 성취감도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활동에 참여한 회원들은 입을 모아 그림의 매력에 대해 설명한다. 김옥선(69) 씨는 “젊은 시절 자녀들 키우고, 생계를 이어가다 보니 자기계발은 생각할 틈도 없었다. 늦은 나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뽐내고 전시회라는 결과까지 얻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곳이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배우는 공간이 아닌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함께 즐거움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
끝으로 혜수 씨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술을 통해 삶을 표현하고 나누며 지역 문화를 재생시키고 발전시켜나가길 소망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함께 많은 것들을 도전하고 누리며 더불어 살아나가는 것을 꿈꾼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