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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 대흥마을이 좋아!] 김진선-임순빈 부부2023-01-09

[소양 대흥마을이 좋아!] 김진선-임순빈 부부



느려도 차근차근, 마을과 함께


귀촌 10년차 김진선,임순빈 부부

 

늦은 오후, 쌓인 눈이 햇빛에 반사되며 온 마을이 새하얗게 반짝였다. 이 무렵 회관에서는 재난지원금 수령을 마치고 서서히 집으로 향하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꽁꽁 얼어붙은 길 위에 선 사람들의 걸음이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그 사이로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한 부부. 서울에서 귀촌한 김진선(74), 임순빈(72) 어르신이다. 이들이 처음 마을을 찾은 것은 10년 전이다. 당시 지인도 연고도 없는 생소한 곳이었으나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웃들과 교류가 깊다. 남편 진선 어르신은 이만하면 오래 산 것 같은데 아직까지 농사에 관해서도, 지역에 관해서도 모르는 게 많다고 이야기한다. 비록 서툰 솜씨지만 한 해 수확한 작물, 직접 담근 김치는 꼭 나누어 먹는다. “이런 게 농사짓는 재미인 건 확실히 알겠네라며 환히 웃는 어르신. 차츰차츰 마을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마을이 품고, 내어준 것

2013, 아내 순빈 어르신이 신장병을 크게 앓았다. 둘째 아들로부터 이식 수술을 받았고 이후 편히 쉴 곳을 찾다 대흥마을로 오게 된 것이다. 완주라는 지역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당시경천면에 살고 있던 순빈 어르신의 여동생 덕분이었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 속에 편안해 하는 아내를 보며 진선 어르신은 곧장 이곳으로 귀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수술 후 아내 몸이 많이 쇠약해졌거든. 효과 있다는 귀한 약을 다 먹어도 차도가 없었는데, 좋은 환경 덕분인지 몰라보게 호전이 되더라고. 참 신기했어.”




부부의 결혼사진.


이후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지금 집터를 알게 되었고, 리모델링하여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적응이 쉬웠던 건 아니었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외로웠고, 도시와 달리 일찍 찾아오는 저녁과 고요한 적막도 익숙지 않았다. , 순빈 어르신이 3개월에 한 번씩 서울로 정기검진을 다녀야했는데 거리가 멀다보니 운전하는 것도 힘에 부쳤다. 하지만 불편함이 사라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주민들이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맞이해주었기 때문이다.

상추랑 배추, 마늘이며 참기름과 들기름 등 보태주시는 덕에 따로 장을 보지 않아도 될 정도였어. 감사한 마음에 마을 어르신들 모시고 식사도 했지. 앞으로도 이렇게 자주 얼굴 맞대고 살면 좋겠어.”

 

삶을 여행하듯이

부부는 이곳에서 남은 노년을 그려갈 예정이다. 관심사도 취향도 입맛도 비슷한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여행 가는 것이다. 집에 있을 땐 라면 하나를 둘이서 못 먹지만, 밖에서 먹으면 맛이 좋아 몇 개고 나눠 먹는다는 두 사람.

그리 특별한 여행은 아니야. 열심히 달리다 근사한 경치가 보이면 멈춰서 놀다 다시 출발하고 그렇지. 사실 여행도 비슷한 사람이랑 가야하거든. 우리는 참 이렇게 잘 맞아.”

특히 대흥마을로 온 뒤로는 완주 곳곳을 여행하는 재미가 생겼다. 며칠 전에는 고산으로, 동상으로 다녀왔다. 또 인근의 전주와 부안, 군산에도 다녀왔다.



부부는 젊은 시절부터 이곳저곳 여행하기를 좋아했다.


완주에 오니까 멀리 갈 필요가 없겠더라고 바로 옆에 멋진 경치가 수두룩하니까. 가장 좋아하는 관광지는 위봉산이야. 단풍잎이 물드는 가을보단 초록잎이 가득한 여름에 가면 더 근사하더라고. 꼭 가봐.”

새해부터는 캠핑카를 구입하여 더욱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볼 생각이다.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라. 자식들이 다 효자라 감사해. , 우리 둘째만 장가를 아직 못 갔거든. 올해는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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