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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0] 너와 나의 연결고리2022-12-22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30] 너와 나의 연결고리

너와 나의 연결고리


시간은 약이라고 했던가, 눈에서 멀어지면 또 금새 치유가 상처를 여문다. 지역에 살면서 한 편의 드라마라기 보다는 시트콤 같은 연속적인 시나리오에 인생을 새롭게 배우고 있다. 도시라면 미워도 다시 한번 보지 않을 인연을 지역에서는 그래도 어쨌거나 마주치게 되는 현실에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놓아버리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러다보면 움크리고 굳어있던몸과 마음도 내맡기게된다. 자연의 현상과 같다. 어떻게든 통제하고 싶은 것들이 내 맘같지 않을 때 상황은 더욱 악화될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쉽지 않지만 그럴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탁!하고 놓아버리는 수밖에 없다.

 

올해 재미나게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 빨간머리앤을 보면서 지역의 삶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를바가 없다고 느꼈다. 그렇게 가까웠던 사이더라도 멀어질 수 있고 또 다시 만날 수도 있는게 지역의 삶이더라. 재미있는 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함께 놀았다가 욕했다가 화해했다가 만났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씩씩대던 관계들도 작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연결되고 협력하며 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디선가 또 다시 마주치면 눈물의 속내를 털어놓게 되어 그럼으로 나를 돌아보게되고 상대를 이해하게되고 관계가 천천히 회복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역에 살면서 관계를 통해 조금씩 배우고 깨달은 것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아직은 두려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를 마주하기 위해 최근에는 마음을 돌보는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다. 나의 감정을 인지하고 애써 외면하지 않기. 다양한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기. 추측이나 망상보다는 사실만을 바라보기. 나와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게 친절하기를 연습하고 있다. 뭐든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그래서 수행자들도 죽을 때까지 수련하나보다. 하긴, 성공도 성공했다고 끝이거나 이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나의 삶을 창조하는 것일테니까.

 

어느덧 한적한 겨울이다.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바라보는 12월의 절기는 언제나 나를 설레이게 한다. 책과 사람을 통해 또 하루하루를 배워나간다. 올해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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