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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29] 자연의 텔레파시2022-11-30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29] 자연의 텔레파시


자연의 텔레파시


아주 오래 전 인간은 텔레파시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호주 원주민의 삶을 담은 책 무탄트 메시지나 러시아 타이거 숲속 야생에 사는 여인 아나스타시아를 보면 이들은 자연을 벗 삼아 살면서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거나 생각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초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왔다는게 놀라운 사실이지만 나는 의심할 여지없이 그러한 능력과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듯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로 무한히 우주를 채우고 있다. 공기나 바람 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에너지의 파동이 지금 이 순간에도 흐르고 있으며 나와 연결된 많은 것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연과 가까운 삶이나 자연을 닮은 사람들을 곁에 두다보면 내 생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과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말과 행동이 언제나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감정과 상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소통을 위한 관계의 첫 걸음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솔직한 내가 되고 싶다.

 

자연에는 에너지의 막힘이 없어 도시처럼 나를 가로막는 것들이 없어서 좋다. 자동차 경적과 빌딩 사이 전자파 가득히 분주한 도시는 나의 마음뿐만 아니라 몸의 리듬까지 방해받기가 쉽다. 생활 속 움직임이 많은 나는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기보다는 자연에 있을 때가 그 자체로 가장 편안하고 나다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이완되고 부드러워짐을 느낀다. 바로 자연이 주는 힘이다.

 

우리집 반려견 둥글이는 믹스종으로 진도의 야생성과 리트리버의 친화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둥글이가 자연속에 파묻혀 뛰어노는 걸 바라볼 때면 신기하게도 나는 보거나 듣거나 맡지 못하는 감각들이 엄청나게 발달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둥글이는 길이 없는 숲을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마도 매일같이 빽빽한 나무숲 사이에서 삶을 즐기다보니 오감이 열리게 되었을거라 추측을 해본다. 자연과의 연결성을 의미하는 야생성을 지닌 둥글이를 통해 오래전 유목민들이 휴대폰이나 통신기기가 아닌 감각을 통해 지구에서의 삶을 영위했을 그 때를 상상해본다. 앞으로는 더우나 추우나 자연으로 더 가까이 가야겠다. 매일을 살아있는 것들과 마주하고 싶은 요즘이다.

    


/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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