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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면 구제리 백석마을] 아버지 옛집터에 정착한 김대웅 씨2022-10-24

[운주면 구제리 백석마을] 아버지 옛집터에 정착한 김대웅 씨

채소 토종벌 나무의 친구되어


기분 좋은 가을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오후. 골목을 거닐다 마을 회관과 오붓하게 마주 보고 있는 조그마한 집에 닿았다. 채소들 이 빈틈없이 심어진 푸릇한 텃밭과 크고 작은 나무들 모여있는 마당이 얼핏 정원처럼 보이는 곳. 김대웅(65) 경로회장은 이곳에 서 부지런히 식물을 가꾸고 한봉(韓蜂) 하며 토종벌을 키우고 있 었다. 덥수룩한 수염을 한, 푸근한 인상의 그는 갑작스러운 객의 방문에도 호쾌한 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었다.

현재 그가 사는 집은 과거 아버지가 살던 터다. 비록 백석마을이 고향은 아니지만, 선대들이 살았던 곳이며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주 오갔기 때문에 동네 주민과도 안면이 깊다. “은퇴 후 마을로 들어와 아버지의 옛집에서 살게 됐어요. 올해로 딱 5년 되었네요.” 그는 지난 40년간 레저스포츠업에 종사했다. 구이면 경각산 자 락에서 행글라이딩과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운영했고, 스킨스쿠 버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 조감도 촬영 등을 해왔다. “‘직업병’이라고 할 게 없는 멋진 직업이었어요.



매일 하늘에서 발아래로 보이는 풍경을 관찰했죠. 항상 마음이 뻥 뚫리고 벅차 오르는 기분이 들었어요. 웬만한 용기가 없으면 못 하는 일이기 도 해서 자부심을 갖고 임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좋아하던 일을 그만두게 된 것은 나이가 들며 점차 체력이 약해지게 된 까닭이었다. “스포츠업에 종사하다 보니 체력이 매우 중요했는데, 아무래도 정년에 가까운 나이가 되다 보니 힘에 부쳤어요. 충분히 휴식해 도 예전 같이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또 조감 도 촬영을 사람이 직접 하다 드론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순식 간에 해야 할 일을 뺏겨버리니 좀 허무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대웅 씨는 한평생 해왔던 일을 마무리 지으며 속상함 보 다는 가뿐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그는 이제 어엿한 농사꾼이 됐다. 그의 집 마당에는 은행나무며 감나무, 포도나무, 사과와 체 리, 복숭아 등 없는 것이 없다. 웬만한 건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 기 때문에 굳이 장을 보러 가지 않아도 된다. “잘 키워 1년 내내 수확하기만 하면 돼요. 먹거리는 다 여기서 조 달해요. 산골 직배송이지요(웃음).”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올해 처음 심었다는 사과나무. “아직은 풋사과라 조금 더 기다려야 해요. 나중에 잘 익으면 맛 보게 해줄 테니 그때 꼭 마을 다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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