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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서지연 봉동읍 문화이장 2022-08-16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서지연 봉동읍 문화이장

육아도 문화도 '혼자 아닌 여럿이'


봉동읍 서지연 문화이장

봉동에 위치한 사업단지 인근 아파트. 2008년 완주로 온 서지연(40) 씨는 아이를 함께 돌보고 소통 창구를 열어 이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공간의 쓰임을 되찾고 행사를 기획해 평범했던 동네를 문화놀이터로 만들어가고 있다.



 

전라북도문화정책 대상 수상


아이를 함께 키우는 방식

처음 완주에 왔을 때 적응이 쉽지 않았는데 당시 가장 큰 고민이 육아 문제였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록하려면 6개월 대기하는 건 기본이었고 가정 위탁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서 독박육아했지만 곧 변화를 만들었다.

주변에 가족이나 지인이 없다 보니 급한 일이 생겨도 맡길 곳이 없더라고요. 또 혼자서는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들을 못 시켜주니까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를 이용해서 사람들을 모집한 다음 공동육아를 해보자고 도전해본 거예요.”

주변에는 지연 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남편의 직장을 따라 타지생활을 하고 있어 아이를 맡길만한 가족이나 지인이 곁에 없었다. 한뜻으로 모인 이들은 2011년 공동육아공동체 품앗이놀이터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처음엔 번갈아 가면서 회원들 집에서 아이들 돌봄이 이뤄졌고 모두 자부담으로 운영했어요. 그러다 2017년에 여성가족팀 가족품앗이사업을 통해서 강사비, 재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어요.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게 되면서 더 많은 회원을 모집할 수 있게 됐죠.”

현재 약 110명의 회원을 보유한 공동육아공동체 품앗이놀이터3~4팀으로 나눠서 팀마다 지정된 요일에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11년째 별도의 공간 없이 지역의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요즘엔 주로 삼봉LH아파트 공유공간 너나들이나 둔산영어도서관 어린이자료실을 대관해서 사용하는 중이다.

공간의 유무에 따라 공동체가 발전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얘기에 어느 정도 공감해요. 유휴공간이라도 쓸 수 있어 다행이긴 해도 행정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저희 사업을 매번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동안 주변에 공공시설이 들어설 때마다 돌봄 공간을 마련해준다던 얘기도 몇 차례 엎어져서 저희 힘으로 이겨내 보기로 한 거예요.”

 

소통하는 문화기획자

지연 씨가 2011년에 설립한 네이버 카페 완주사람들11천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완주지역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다. 병원이나 맛집 같은 실생활 정보부터 대기오염이나 악취 같은 지역 문제까지 다양한 소식을 공유하며 주민들의 소통 창구가 되어주고 있다. 처음엔 봉동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봉동사람들로 이름을 지었는데 점점 그 규모가 커지면서 완주사람들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품앗이놀이터를 시작할 무렵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고자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처음부터 회원 수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고 사람이 적더라도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흐르는 곳이길 바랐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진 것 같아요.”



품앗이 놀이터_품앗이 캠핑



문화이장 예술 워크숍


이후 지연 씨는 지역 안에서의 소통을 다른 활동으로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2017년부터 3년간 문화이장으로 다양한 지역 주민들을 만나왔다. 그는 문화이장 반상회’, ‘찾아가는 완주문화포럼’, ‘밥상공론등의 프로그램을 열어 가볍든 무겁든 평소에 생각하는 문제들을 꺼내놓고 주민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아 나갔다.

처음 보는 사람끼리 밥을 같이 먹으면서 밥상에서 같이 얘기해보자는 취지로 밥상공론을 기획했어요. 밥상머리에서 나온 얘기를 공론화시켜서 행정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했던 거죠. 모두가 갖고 있었던 문화적 갈증들이 이때 쏟아져 나왔던 것 같아요.”

주민들의 목소리는 씨앗이 되었고 곧 꽃을 피웠다. 2019년 지역문화진흥원 공모사업 문화이모작의 일환으로 진행한 우동근린공원 소나무숲 가을음악회도 그 성과 중 하나다. 주민들은 케케묵은 공원의 무대를 직접 쓸고 닦아 변화를 보여줬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에 이곳에서 공유마켓 솔행사가 열렸다.

다른 아파트로 향하는 지름길로만 쓰였던 이 공원이 문화놀이터로 쓰일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특히 10년 동안 한 번도 안 쓰였던 공원 무대가 가을음악회 이후에도 또 활용되니까 좋았죠. 그때 우리 지역에 있는 자원을 찾는 가치를 느낄 수 있었어요.”


문화이장 위촉식




지연 씨는 문화이장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문화 기획을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다. 그는 2020, 2021년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 문화장날봉동지역 행사기획단에 참여했으며 올해 열릴 행사도 기획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여럿이 모여 함께 소통하고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예전엔 누군가가 우리한테 문화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우리가 만들 수 있단 걸 알게 됐어요. 지금처럼 특별한 제약 없이 문화를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길 바라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서 지역 문화가 더욱 확장되면 좋겠습니다.”






[완주문화재단 무지개다리 사업]

완주문화재단은 2022년 문화다양성 확산 사업을 통 해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 원하는 이 사업은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청소년 소수다’, ‘일단 페미니즘’, ‘농인청인문화예 술활동프로그램’, ‘문화다양성 활동사례발굴 및 확 산’, ‘문화다양성 주간행사’ 등을 통해 문화다양성 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변화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 며 문화다양성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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