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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옥수수밭 옆 풀밭 캠핑장 2020-08-13

[마을소식] 옥수수밭 옆 풀밭 캠핑장


옥수수밭 옆 풀밭 캠핑장 "글램핑 부럽지않네"


친구가족 덕분에 새로운 공간활용법 발견


7월에 접어들면서 장마가 시작됐다. 매일 비가 쏟아지니 텃밭에서 자라는 토마토, 단호박 줄기들이 풀에 가려져 생기를 잃고 시들어간다.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텃밭을 지나 아래로 흘러가면서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졌다. 이제는 풀을 뽑는 것도 포기하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말 아내의 친구 가족 두팀이 모임을 위해 완주로 내려왔다. 집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잠자리를 정하는 게 조금은 부담되었으나 괜한 걱정이었다. 나에게는 풀밭이라 여겨지는 텃밭 주변에 나무 데크를 만들어뒀는데 한 가족이 너무 자연스럽게 그 데크 위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잔다고 했다. 풀들이 무성하고 벌레와 들짐승의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을 했지만 캠핑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해 더이상 말리지 않았다. 집 근처 글램핑장과 편한 숙소도 많이 있다고 이야기도 해봤지만 나 혼자만의 걱정이었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곤충을 잡고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피우고 고양이 밥을 주며 적응하였고 성인들은 고기를 굽고 술 한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에게는 그저 풀밭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캠핑장이 된 우리집의 새로운 공간과 활용법을 알게 되었다.


친구 가족 두팀이 떠나간 자리는 다시금 풀밭만 남았다. 다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상황에서 이 장마가 끝나면 오랫동안 묵혀뒀던 텐트를 꺼내 설치하고 불을 피우며 풀밭주변에서 우리만의 캠핑을 도전해보고자 한다. 완주에 사는 행복을 하나 더 발견한 것 같다.


/강민수 마을기자(한국흙건축학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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