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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수어, 그림자예술로 피어나다2019-11-14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 수어, 그림자예술로 피어나다

지난 매직플레이 여성구 대표가 지난 8월 서울시립구로청소년 수련관 소극장에서 농인 청소년들과 함께 한 '수어, 그림자예술로 피어나다' 공연 장면.


청각장애가 그림자예술로 피기까지

 

핸드섀도우 아트 응용 그림자예술로

소수문화를 바라보는 시야 확장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5차 모임 겸 워크숍이 지난 1015일 오후 복합문화지구 누에 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들은 완주문화다양성 사례를 발표한 뒤 이야기 손님을 초청해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야기의 주제는 수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매직플레이의 여성구 대표로, 그는 그림자 예술, 몸으로 하는 그림자 예술을 연구하며 10여 년 넘게 그림자 예술 공연을 만들어 오고 있다.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참여자들은 간단한 수어를 배우며 손을 이용한 그림자 공연을 해봤다. 손동작으로 부엉이를 비롯해 여러 모양의 새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발굴단 이정옥(62·경천면)씨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 배워서 언젠가 지역아동센터 친구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 그 친구들에게도 좋은 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리를 보는 사람들의 언어, 수어

이날 워크숍에서는 매직플레이 여성구 대표가 지난 8월 서울시립구로청소년 수련관 소극장에서 농인 청소년들과 함께 한 수어, 그림자예술로 피어나다공연 영상을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서울형 장애아동 청소년 예술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손으로 그림자를 만들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었다. 공연을 기획한 여성구 대표는 평소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들과 함께 손을 이용한 공연을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차례 장애인복지관 등의 문을 두드린 결과 지금의 공연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손가락을 이용해 공연하는 핸드섀도우 아트와 수어의 공통점을 찾아 응용해 그림자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5일 오후 복합문화지구 누에 아트홀 중앙홀에서 열린 완주문화다양성발굴단 '소수다' 5차 모임 및 워크숍에서 매직플레이의 여성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연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처음에는 아무런 의욕도 없고 연습도 하기 싫어했지만 점차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 대표는 사회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청소년들이 많지만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자존감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 그림자아트는 협동에 의해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중 눈길을 끌었던 공연은 박준빈(19·서울농학교 고등부 3)군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었다. 내용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준빈 군이 과거를 회상하는 걸로 시작한다. 친구들이 그를 밀치고 괴롭힌다. 늘 혼자였던 준빈 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다. 밤낮으로 연습한 결과 그는 세계마술대회까지 출전했다.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박세현(18·서울농학교 고등부2)양은 처음 그림자 공연 예술을 접했을 때 무척 재미있었고 스트레스가 풀릴 만큼 좋았다. 앞으로 대학교 연극 영화학과에 들어가 그림자 공연 같은 예술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저 들리지 않아 불편한 사람들

이날 워크숍에는 완주군 수화통역센터의 통역사들도 함께 했다. 완주군수화통역센터에 의하면 2016년 말 기준 완주군에 거주하는 청각언어장애인은 모두 745. 완주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은 주로 노인성 난청으로 인한 장애 등록자가 많다.


주문화다양성발굴단 김지영(45)씨는 청각언어장애인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주변에서 수어 쓰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만나본 적이 없어 딱히 그들에 대한 편견도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몸이 불편하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가 도와줘야 되는 대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것이 편견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전라북도 내 농인을 위한 기관으로는 전북 14개 시군의 전라북도 농아인협회지회와 지회에서 운영하는 수화통역센터가 있다. 센터는 수화통역, 상담, 고충민원처리, 수화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완주군 수화통역센터의 이용자 대다수는 수어를 이용하는 농인이다. 병이나 사고를 통한 후천적인 장애를 얻은 사람들로 40~60대 가량의 이용자들이 많다.

강지현(41) 수화통역사는 장애인 중에도 농인들이 소외를 받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강 통역사는 어떠한 장애든 불편함은 있다. 하지만 그들은 불만이 생겼을 때 직접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농인들은 그럴 수가 없다. 통역사를 통해 전달하다보니 그들이 직접적으로 말하고 싶은 내용이 걸러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청각언어장애를 겪는 사람은 겉보기에는 장애가 없어 보이다보니 그들에겐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있다. 강 통역사는 겉으로 보기에는 장애인 같지 않다고 할 때가 있지만 막상 취업을 할 때는 장애인이라고 소외받는다. 이런 부분에 있어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익숙해져 포기하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 부분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우리 가까이에서부터 농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 우리의 숙제인 것이다.

완주문화재단 홍교훈 팀장은 문화다양성 내용을 반영한 문화예술콘텐츠를 접해보고 알아가는 것이 이번 워크숍의 주제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문화다양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고 한다. 특히 발굴단의 경우 단순히 이론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생활 안에서 소수문화들을 지켜보는 시각이나 시선이 생긴 것 같다향후 재단의 예술인창작활동에 있어서 문화다양성의 요소를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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