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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⑧ 생강과즐2019-10-14

[로컬푸드 食이야기] ⑧ 생강과즐

미소공주 과즐은 완주 전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리밀로 반죽을 해서 봉동에서 키운 토종 생강으로 맛을 낸 조청을 입혀 만든다.



숭얼숭얼 통튀밥이 바삭바삭 파사삭!

- 미소공주 생강과즐


로컬푸드 식스토리에서는 평소 매장에서 여러번 사먹고 좋아하는 제품들을 소개한다. 공정한 선정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로서 냉정하게 제값 주고 사먹었을 때 또 먹고 싶고, 맛있어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권유하는 가공식품들 위주로 소개한다. 미소공주 과즐도 이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었다. 제주도에 놀러갔다가 기념품으로 사온 감귤과즐을 한두번씩 먹어본 적이 있어서 과즐이 대충 어떤 맛인지는 알고 있었다. 여행지에서 먹던 과자가 로컬푸드 매장에 있길래 호기심에 미소공주 생강과즐을 사서 먹었다. 감귤에서 생강으로 부재료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생강과즐을 한입 베어 문 순간 차원이 다른 맛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소공주와 취재약속을 잡고 공장을 방문하던 날은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엄청 쏟아졌다. 공장을 방문하러 가는 길은 몰래 짝사랑하던 친구의 집에 초대받아 가는 날처럼 설레고 긴장된다. 평소 즐겨 먹던 이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일하고 있을까? 어떤 이유로 이 제품을 만들게 되었을까 궁금한 질문들이 많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까봐 괜한 걱정도 된다. 미소공주는 아담한 규모의 공장이었다. 작은 규모지만 haccp 인증을 준비하고 있어 조금씩 정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어서가 아니라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어서 선택했어요.”

30년간 영양사로 근무하고 직접 식당을 운영하던 유경애 대표는 5년 전 이 일을 시작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수익성이 보장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것을 권유했지만, 대를 잇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식품 제조업의 길로 들어섰다. 평생 영양사로 일하며 조리실을 떠나지 않은 그녀였지만,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지는 않았다. 이 일을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너무 고된 일이어서 과연 대를 이어가며 할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다.

대량생산도 어렵고 좋은 재료를 쓰느라 원가 부담이 있어 수익성도 낮지만 몸에 좋고 맛있는 전통 한과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이런 조건이라면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해도 이 일을 할 사람이 많지 않을 거에요. 대를 이어가는 일로 만들기 위해서 과즐 명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요.”

 

유경애 대표는 여러 행사와 박람회를 다니며 미소공주 알리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과즐을 튀겨낼 때가 제일 재밌다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미소공주 과즐은 완주 전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리밀로 반죽을 해서 봉동에서 키운 토종 생강으로 맛을 낸 조청을 입혀 만든다. 해바라기씨유로 튀겨내 GMO 걱정도 없다. 보통 한과는 튀밥 부스러기를 만들어 입히는데 과즐은 통튀밥을 묻혀 입에 넣자마자 바삭하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하다. 생강은 지방을 흡수하고 조청의 주재료인 엿기름은 소화제 역할을 해주어 맛뿐만 아니라 건강 면에서도 좋은 간식이다. 소화도 잘되고 지방을 흡수한다고 하니, 만년 다이어터의 귀가 솔깃하다.

 

미소공주의 30겹의 과즐은 페스트리를 연상하는데, 진짜 페스트리와 달리 반죽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아 느끼하지 않다. 생강의 매운향과 조청의 깊은 단맛이 그나마 있던 기름진 맛을 보완해 준다. 만드는 분들이 굳이 생강과즐의 특장점을 힘주어 얘기하지 않아도 나는 그 맛에 반해서 생강과즐로 향하는 손을 멈출 줄을 몰랐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를 하려면 제품 자체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생강과즐은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고, 꾸준히 제품개발에 몰두하며 여러 식품 대전이나 박람회에 나갔다. 그곳에서 수상하며 기회를 만들어 냈고, 최근에는 미국 수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시작한지 5년만에 이뤄낸 일이지만 유경애 대표는 전통 한과의 대를 이어가겠다는 더 큰 꿈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작은 성과에 벌써부터 마음을 동요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하면된다는 마음으로 미소 공주라는 이름 그대로 늘 웃으며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마음을 모으고 있다.

집에 돌아와 공장에서 갓 만든 신선한(?) 생강과즐을 먹으며 엿가락처럼 쭉쭉 늘어지며 사는 살 대신에, 과즐처럼 바삭바삭하고 명쾌한 소리를 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강과즐 만드는 방법]



1. 우리밀로 30번 반죽을 치대어 사각으로 성형합니다.

2. 기름에 반죽을 먼저 한번 지지고, 2차로 높은 온도에 튀겨냅니다. 이 과정에서 기름이 오히려 쏙 빠집니다.

3. 기름기를 빼준 뒤 조청을 발라줍니다.

4. 8시간 동안 조린 조청에 토종생강을 넣고 1차로 끓입니다. 완성된 조청에 2차로 생강을 한번 더 넣어 향을 더해줍니다.

5. 튀긴 과자에 조청을 골고루 발라 쌀튀밥을 묻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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