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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간 박군들<3>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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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하부에서의 홈스테이


밥은 오른손 화장실은 왼손

이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아


네팔 일정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벅터삼촌과 약속한 홈스테이를 하는 날이다. 나는 버스를 타고 네팔하부 쪽으로 갔다. 점점 도시의 끝으로 가다 보니 건물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가서 종점에서 내렸다. 그리고 또 35분정도 걷자 드디어 목적지인 벅터삼촌 집이 나왔다. 집 마당에서 노는 어떤 누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알 수 없는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다. 깜짝 놀랐다.

“I don’ t no...” 라고 하자 누나는 당황하고 “ye...yes..”

이번엔 나와 동갑인 남자아이가 말을 걸었다.

너 애들이랑 게임할래?” 당연히 OK였다. 규칙은 이렇다. 술래가 벽에 얼굴을 대고 뭐라고 말하고 뒤를 보면 애들은 멈춰 있는다. 술래는 한명 한명 가서 애들을 웃게 만들어 상대방이 크게 웃거나 움직이면 탈락이다.




내가 술래가 되었다. 나는 우리 학교에서 웃기기로 소문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 있었다. 나는 이해하지도 못한 말을 하고 뒤를 돌아보며 애들을 웃기기 시작했다. 한국 친구들이 제일 웃기다고 한 못생긴 표정을 하자 친구들이 모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나의 완승이었다! 이제는 친구들이 다 눈치를 챈 거 같았다. 내가 원래 웃기다는 걸 말이다. 이후로 내가 술래가 될 때마다 애들은 다 웃었다.

놀다 보니 이제 밥 먹을 시간이 됐다. 다른 친구들은 다 손으로 먹는데 나만 숟가락으로 먹어서 왠지 미안했다.

-

영준아 밥 먹어. 엄마가 맛있는 김치볶음밥 만들었어. 빨리와.”

.... 꿈이구나....”

이상한 꿈을 꿨다. 밖에서 맛있는 냄새가 났다. 아침으로 식빵과 밀크 티가 나왔다. 그러곤 학교 갈 시간이 되어 친구와 학교에 갔다.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어서 학생수가 100명이 넘어 보였다. 내가 처음 이 학교에 온 한국인이다 보니 사람들이 나한테 계속 말을 걸고 어깨동무를 했다.

수업이 시작됐다. 운이 안 좋게 시험날이었다. 어쩔 수없이 나도 시험을 봤다. 옆에 있는 친구 것을 어쩔 수 없이 베껴 썼다. 네팔어로 수업을 해서 못 알아들어서이다. 시험은 다 틀렸다. 옆에 친구도 다 틀렸다. 베껴 쓰는 게 아니었다. 뭐 스스로 했어도 다 틀렸겠지. 수업시간에 나는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 숙제를 안했다고 나무 막대로 엉덩이를 짝 소리 나게 때리는 것이다. 내가 슬픈 표정을 하자 애들은 모두 웃었다.

-

저녁시간이 돌아왔다. 나는 이제 자신있게 손으로 밥을 먹는다. 숟가락으로 먹는 거 보다 편했다. 먹는 속도도 빨랐다.

다 먹고 화장실에 갔는데 휴지가 없었다. 나는 왼손을 들고 할 수 있어하고 닦았다. 손으로 손을 팍팍 2분동안 씻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밖으로 나왔다. 손 세정제 덕분에 살았다. 그렇게 나는 침대에 눕고 마지막 밤을 잤다.

<다음편에 계속>




박용민씨와 아들 영준 군은

운주면으로 귀농한 박용민씨는 여행을 즐긴다. 그 자유로운 여정에는 늘 아들 영준군이 함께 한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여정이다. 손수레를 끌고 보길도에 다녀왔고 섬진강에도 다녀왔다. 이번엔 네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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