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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④ - 마더쿠키2019-06-05

[로컬푸드 食이야기] ④ - 마더쿠키


얇고 바삭바삭 꼬순맛~

현미 두부과자


멀리서 온 손님이 집으로 돌아갈 때면 로컬푸드 매장에 들러 일명 완주 꾸러미를 사서 보낸다. 평소에 즐겨 먹던 이 지역의 먹거리들을 한 봉지에 골라 담는데, 지금껏 식스토리에서 소개한 제품들은 나만의 완주꾸러미리스트에 속한 제품들이다. 이번 달에 취재한 마더쿠키의 현미두부과자는 소박한 포장이지만 맛은 절대 평범하지 않다. 두부과자를 평소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이 제품을 추천하면 처음에는 살까 말까 망설인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서 완주 꾸러미를 열고 먹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없어지는 게 바로 이 두부과자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보는 두부과자는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크기에 조금 두툼한 편인데, 마더쿠키의 현미두부과자는 크기가 훨씬 더 크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두께도 얇아서 먹을 때 마다 바사삭 소리가 들린다. 한번은 봉지를 열고 정신없이 먹다가 이래도 되나 싶어서 들어간 재료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주재료보다 첨가물의 종류가 많은 일반 과자와는 달리 우리밀과 현미두부, 계란 등 건강한 재료로 만들고 현미유로 튀겼으니 많이 먹어도 죄책감이 없는 간식이다. 평소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먹는 이 두부과자의 팬으로서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어 마더쿠키를 찾아갔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취재를 위해 찾아간 날은 현미두부과자 400봉지 단체 주문이 있어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바쁘게 공장이 돌아가고 있었다. 오전에 직접 배달도 하고, 오후에 생산 작업으로 정신이 없었던 강정래 대표님이 작업장에서 나와 마더의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평범한 주부로 지내며 다문화지도사로 일했던 강정래 대표님은 2008년도부터 이 일을 시작해 올해로 10년을 넘겼다. 건강한 것은 맛이 없다는 편견과 함께 전문가가 아닌 엄마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맛에 대해서도 수준이 낮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마더쿠키의 제품들은 현미두부과자 외에도 농부식빵, 단호박 카스테라 등 시중의 어느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 제품들이 생산된다.
저희 고객들 중에서 위가 안 좋아 쌀빵을 드시는 분들이 많아요. 쌀가루 100%인 제품도 있지만 일부는 식감을 위해 우리밀을 15% 정도 섞는 제품도 있는데, 천연발효종인 르방을 만드는 것을 배워서 일부 제품에는 르방을 쓰고 있어요. 조금 들어가는 밀가루라도 소화가 잘 되게 하고, 이스트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강정래 대표님은 제과제빵사 출신은 아니지만, 10년 동안 빵을 고민하며 연구하고 직접 고객을 만나며 실력을 쌓아온 실전형 전문가다.


 


강정래 대표님께 현미두부과자 자랑 좀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현미두부과자의 특징은 현미두부와 현미유를 쓴다는 거에요. 현미가 쌀이기도 해서 쌀빵을 만드는 우리 회사의 가치와도 맞고, 여러 두부로 테스트해보니 이 두부가 반죽에 넣었을 때 가장 적당한 질감을 만들어서 쓰고 있어요. 그리고 이 현미두부를 생산하는 곳이 봉동이에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마을기업이 같이 잘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리고 기름도 일반 기름보다 2배 비싼 현미유를 써요.” 현미두부과자는 굉장히 얇은 것이 특징이다. 수분기가 많아 반죽이 질기 때문에 두부과자를 얇게 만드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두부과자 반죽이 온도에 예민해서 순간적으로 탈 수 있기 때문에 튀기는 작업은 한명이 해요. 일본인 이주 여성인 우즈보리 미끼오라는 친구가 튀김 담당인데, 전문가에요. 이 친구가 사정이 생겨 출근을 못하면 그 날은 작업을 하지 않을 정도에요.” 현미두부과자의 인기가 많아져 대량 생산에 대한 요구도 많지만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우리 직원들 월급만 나오면 된다는 신념으로 일해요. 빵을 만드는 게 육체적으로는 무척 힘든 일이라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너무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일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음식에 대한 기준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일텐데 엄마의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바쁘게 일하는 현장에 위생가운을 입고 들어가봤다. 올해 초 haccp 인증을 받았다는 공장 내부는 첫눈에 봐도 깔끔하게 관리되는 걸 알 수 있었다. 젊은 직원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분이 바로 권덕순 어머님(71)이었다. 창립멤버로 올해로 10년째 마더쿠키에서 일하면서 품질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을 유지하면서 공장장이자 생산팀장님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한다. 어머님이 반죽을 밀고 자르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는데, 옆에서 이 과자를 바로 받아서 튀기는 미끼오의 손길도 만만치 않게 능숙했다. 반죽공정부터 튀기고 포장하는 것까지 수제의 정성은 들어가지만 깨끗하고 좋은 시설에서 만드는 제품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왔다. 마더쿠키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장 스토리가 있었을 것이다.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는데 강정래 대표님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한번은 원산지 표시를 잘못해 벌금을 물게 됐어요. 초창기라서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감사를 나온 분들에게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봤어요. 학습비용이라 생각하고 이런 분들이 오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죠.”


성공하는 방법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강정래 대표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하셨지만, 그 길도 지금처럼 꾸준히 연구하고 천천히 사람들과 어울려 걸어간다면 언젠가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마더쿠키를 나와 집으로 돌아오며 로컬푸드에 들러 다이어트를 내일로 또 미루며 현미두부과자를 사먹었다. 그리고 방금 전 만난 분들의 순수한 열정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마더쿠키의 열성팬이 될 것을 다짐했다.

 

 


[조리과정]


1. 반죽을 만들어서 2시간 이상 발효를 해요.

2. 반죽을 밀대로 얇게 만들어 먹음직스러운 모양으로 잘라줘요.

3. 현미유에 빠른 속도로 튀겨내요.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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