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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③ - 떡메마을 떡2019-05-03

[로컬푸드 食이야기] ③ - 떡메마을 떡

떡메마을 직원들이 봄철에 가장 인기가 많은 쑥갠덕을 만들고 있다.


논산 훈련병들이 꼽는

의외의 소울푸드, 떡



떡메마을은 완주에 처음 이사 와서 여러 생활 정보를 소개해 준 친구에게 맛있는 떡집이라고 소개받은 곳이다. 떡집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커서 놀랬지만,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식품제조공장에서 특별한 손맛이 느껴지는 떡을 만드는 게 신기해서 그 뒤로 자주 방문했다. 실제로 떡메마을의 떡국떡은 국물에 넣어서 끓여도 잘 풀어지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다른 재료는 필요없이 쌀과 소금, 물로만 만드는 가래떡을 먹어보면 좋은 쌀을 쓰는 곳인지, 간은 잘 맞추는 지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 것은 쉬워보여도 꽤 어려운 일이다. 기본을 갖추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요령이 생기고 처음의 맛이 변질되기 쉽기 때문이다.

 

떡메마을이 이렇게 기본에 충실한 떡집이 되기까지 이유가 있었다. 떡메마을은 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으로 등록되어 있는데 생산기사 4명과 함께 28명의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는 친구들은 정말 순수해요. 이 친구들은 처음 알려준대로 끝까지 그 방식을 지키며 일하죠. 요령을 피우거나 과정을 임의로 생략하지 않고 배운대로 일하기 때문에 품질이 항상 일정하다고 자부해요.”

장병규 생산총괄팀장은 떡메마을 떡의 맛이 늘 한결같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떡메마을이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장애인이 만드는 떡이라는 편견이 있었고 이런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말보다 제품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떡메마을은 2011년에 일찌감치 HACCP(해썹)인증을 받고 생산공정의 위생관리 노하우를 착실히 쌓아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군부대나 지자체 등에 대량 납품을 하기 시작했고, 떡메마을의 떡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논산훈련소에서 떡메마을 떡을 먹어본 병사가 그 맛을 잊지 못해 자대배치를 받은 후에 부모님께 부탁해서 떡을 보내달라고 하기도 해요. 힘들 때 뭔들 맛이 없겠어요. 그래서 그 얘기를 해주는데도 꼭 다시 시켜드세요.”

수시로 전화 주문을 받는 김분남 매장 매니저가 에피소드를 얘기해 준다. 물론 힘든 훈련 중에 맛없는 게 있을까 싶지만, 달달한 것을 원하는 병사들의 입맛을 위해 특별히 초코설기나 고구마앙금 떡 등을 연구해서 맞춤으로 보내기도 한다고 하니 병사들이 이 맛을 잊지 못하는 게 이해가 된다.

학교와 군대에 납품하는 업체는 특히 더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받는다. 특히 군대는 식중독이 퍼지거나 하면 바로 전투력 손실과 연결되기 때문에 군납품 업체는 수시로 위생점검을 받는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이날도 군청에서 위생점검을 나왔다. 위생관리에는 어떤 특별한 비법이 따로 없다. 온전히 노력과 성실함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한번 먹어보면 맛에 반해 잊지 못한다는 떡메마을 떡에는 어떤 맛의 비결이 있을까? 장병규 생산팀장의 말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었다.



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쌀과 소금이에요. 우리 떡은 찹쌀과 멥쌀 모두 햅쌀만 사용하고, 많은 개인 농가와 직접 계약해서 농가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해요. 소금은 5년 이상 간수를 빼 쓴맛을 제거한 천일염을 쓰고 있어요. 한번은 군부대에서 위생점검을 나온 분이 오래된 소금을 보고 지적한 적이 있을 정도에요. 소금은 오래될수록 깊은 맛이 나는데 이걸 모르셨던 거죠.(웃음)”

떡메마을의 대표상품인 가래떡과 설기 등 기본떡 외에도 두텁떡과 쑥갠떡 등 다양한 앙금과 제철 농산물이 들어간 제품들이 있다. 봄 시즌에는 쑥갠떡이 많이 팔리는데 떡메마을에서는 직접 운영하는 민들레 농장에서 깨끗하게 자란 쑥을 채취해 만들어 더욱 신뢰가 간다. 떡메마을 쑥갠떡은 색이 유독 짙다. 다른 재료를 섞지 않고 쑥의 함량을 높게 만들어 씹을수록 쑥 향이 진하게 입안에 맴돈다. 쑥앙금찰떡도 인기 상품인데, 팥앙금을 넣은 쑥찰떡에 콩고물을 묻혀 먹는 떡으로 입안에서 달콤한 맛이 맴돈다. 담백한 맛을 원할 때는 쑥갠떡, 달콤한 맛을 원할 때는 쑥앙금찰떡이 제격이다. 쑥은 보통 이른 봄부터 채취해서 5월이 되면 억세져서 먹을 수 없는데 떡메마을에서는 직접 기른 쑥을 급속냉동으로 보관해 1년 내내 쑥의 향 그대로 유지해 떡을 생산한다. 이미 계절이 바뀌어 어느덧 여름을 향해가지만 봄의 파릇파릇한 풀내음이 그리울 때 떡메마을의 쑥갠떡을 먹으며 지나간 봄을 기억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떡메마을 떡은 매일 생산되는 종류가 다른데, 원하는 떡이 있을 경우 미리 전화로 문의하면 생산되는 날짜를 알 수 있다.


① 떡반죽을 정량 덜어 떡살로 눌러줘요


② 다양한 모양이 찍힌 떡은 잘 정리해둬요


③ 붙지 않게 간격을 유지해 쪄줍니다


④ 깔끔하게 포장해요


 

⑤ 완성!


[전화문의]

063-262-5116


[매장위치]

전북 완주군 봉동읍 삼봉로 920 (~09:00~17:00, 09:00~12:00)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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