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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② - 부평마을 청국장 2019-04-01

[로컬푸드 食이야기] ② - 부평마을 청국장

으~ 냄새! 

하고 돌아서도 때되면 생각나는, 청국장 


부평마을_청국장   


청국장은 쿰쿰한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그 냄새가 그리워 일부러 찾아 먹기도 합니다. 점심식사로 청국장을 먹고 나오면 오후 내내 옷에 냄새가 베어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뭘 먹었는지 알아맞추는 곤란한 기억이 한번은 있으실 거에요. 어쩌다 마음 편히 집에서 청국장이 먹고 싶어 찌개를 끓이고 나면 온 집안에 냄새가 진동을 하기도 하죠. 자주 먹고 싶지만 냄새 때문에 꺼려하던 사람들을 위해 냄새 없는 청국장이 나오기도 했다지만,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없는 청국장은 왠지 앙꼬없는 찐빵처럼 허전해요. 청국장은 그 냄새로 여운을 오래 남기며 먹는 사람의 마음을 구수하게 만들어 주는 음식이에요. 가끔 몸과 마음이 춥게 느껴질 때 구수하고 진한 청국장이 생각나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완주로컬푸드 매장에는 다양한 청국장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중 부평마을영농조합의 청국장은 판매량이 가장 많은 제품입니다. 저도 여러번 사먹어 이제는 단골이 된 부평마을 청국장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하천 옆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마을 안쪽 깊숙한 곳에 이르면 새로 지어진 공장이 보입니다. 깨끗한 마당에 장독대가 나란히 놓여 있어 큰 간판이 없어도 장을 하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부평마을 영농조합은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참기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부평마을은 하천을 끼고 있는 마을로 예전부터 마을 어르신들은 천 주변 둑길에 콩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합니다. 10년 전에 마을 부녀회를 주축으로 노인회관에서 만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판매하던 청국장이 인기가 많아 점차 규모가 커졌습니다.


80가구가 살고 있는 부평마을은 규모가 꽤 큰 마을인데요, 그 중 36가구가 함께 출자해 부평마을 영농조합이라는 마을기업을 만들었습니다. 이훈구 대표(40)는 이 마을에서 나고 자라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제작년부터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속해서 일하고 있던 마을 기업에서 규모를 확장하고 할 일이 많아지자 마을 사정을 잘 알고 진심으로 일할 사람을 찾던 중에 이 대표가 오게 되었다고 하네요. 젊은 일꾼이 오니 이곳에도 활력이 생겼습니다. 작년에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이제는 타지에서도 택배로 주문을 해서 먹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된장과 고추장의 황금비율을 맞춘 쌈장을 새로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마을기업은 마을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수익창출이라는 두가지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된장과 고추장, 간장은 1년에 한번 담궈 보관했다가 판매하는 제품으로, 1년에 몇 번 큰 일을 치르고 나면 평소에는 일이 없습니다.


청국장은 이 공백을 메워주는 효자상품입니다. 물 좋기로 소문난 용진이니 물맛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완주산과 국내산 깨끗한 백태 콩을 써서 콩을 삶는 온도와 시간을 연구해 가장 맛있는 콩의 상태에서 3일간 숙성에 들어갑니다. “장맛은 잘 모르지만 기계를 만지며 일했던 게 공장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이훈구 대표는 항공기 부품 설계 엔지니어로 13년간 일했던 경험을 살려 꼼꼼한 제품 관리와 설비 운영을 하며 이미 어머님들이 10년간 연구하고 판매해 온 노하우에 품질의 안정성을 더했습니다.


부평마을 청국장은 숙성실의 환경을 통제하며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잡균이 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부평마을 청국장을 먹어본 분들은 냄새가 난다는 말보다 구수한 냄새가 좋다는 후기를 남긴다고 합니다. 한가지 더 부평마을 청국장이 특별한 것은 일반 장보다 염도를 낮춘 1% 미만의 염도로 저염식을 원하는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고 입맛에 맞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서서 오래 일할 수 없는 어머님들을 배려해 입식이 아닌 좌식으로 만들어진 포장실에서 어머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위생복과 위생모,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어머님들의 웃는 얼굴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마을 이야기, 가족 이야기, 음식 이야기 등 할머님들의 맛깔나는 입담이 오가는 동안 청국장의 구수한 냄새가 더 진하게 퍼졌습니다.


가는 길에 줄 건 없고 이거라도 갖고가서 잡숴봐옆에서 군침을 흘리며 보고 있던 제게 청국장을 한봉지 주신 할머님께 맛있게 끓이는 비법도 한번 더 여쭤봤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배운 비법대로 청국장을 끓이며 문득 엄마가 해주시던 청국장이 생각나서 전화를 걸었어요. 엄마는 시골에 사는 이모가 해주시는 청국장을 가져다 드신다고 하는데, 저도 이제부터 시골에 사는 할머님이 해주시는 청국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든든했어요.


할머님께서 알려주신 청국장 비법과 엄마가 끓여주던 청국장의 향수가 함께 묻어나와서인지 지금까지 먹었던 청국장 중에 가장 맛있는 청국장이 완성됐어요. 청국장 한덩이를 다 넣어도 짜지 않고 콩을 씹으면 콩의 고소함이 입안에 퍼졌어요.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어찌나 좋은지 순식간에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웠어요. 밥그릇은 비웠는데 청국장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밥 한공기를 더 퍼서 먹으며 다이어트는 또 내일로 미루고 행복한 식사를 마쳤습니다.

 

부평마을 청국장은 완주로컬푸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만날 수 있어요.

(https://smartstore.naver.com/bupyeong)

 

 

# 부평마을 청국장을 맛있게 먹는 비법 

 

 



- 멸치 육수를 준비합니다.

- 고기를 준비해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센불에서 빠른 시간에 볶아 줍니다. 고기에서 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냄새가 나지 않아요. 고기는 목살, 삼겹살, 소고기 등이 좋아요.

- 고기 볶은 냄비에 김치를 넣어 함께 볶아준 뒤 멸치육수를 부어 끓여줍니다.

- 냉장고 속에 있는 버섯, 감자, 양파 등을 넣어 어느 정도 익혀준 뒤 두부와 부평마을 청국장을 마지막에 넣어 끓여줍니다. (청국장은 마지막에 조금 넣고 끓여야 좋은 균이 살아 있어요)

- 기호에 따라 소금을 더 첨가하거나 김치국물을 넣어 간을 맞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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