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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진달래학교 졸업식2019-03-04

[웃어라공동체]진달래학교 졸업식

지난 2월 20일 완주군청 문화강좌실에서 열린 제 2회 진달래학교 학력인정 졸업식에서 졸업생 42명과 지도 교사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백발에 학사모 곱게 쓰고 “Have A Nice Day”


어르신 42명 초등학력 획득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한글떼기 딱 좋은 나이인데~”

 

지난 220일 오전 완주군청 문화강좌실에 반짝이는 모자를 쓴 사람들의 노래와 기타소리가 기분 좋게 울려 퍼졌다. 화산면에서 온 맘마스앤파파스공연단의 축하공연이다. 무슨 일인지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들, 꽃다발을 들고 축하하러 온 사람들, 학사모를 쓰고 있는 졸업생들. 이쯤 되니 이곳이 졸업식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졸업식을 기뻐해서였을까, 하나같이 행복하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날 졸업식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졸업식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졸업생의 모습이 어쩐지 새롭다. 학사모 아래 흰 머리카락과 얼굴에 핀 주름살을 지닌 어르신들이 이날의 주인공. 바로 제2회 진달래학교 학력인정 졸업식이었다.




진달래학교는 지난 2017년 전라북도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력 인정기관으로 지정됐다. 배움의 기회가 없었던 어르신들이 삼례읍사무소, 고산면사무소, 비봉면사무소에 마련된 학습장에서 한글, 사회, 과학, 수학 등을 공부하고 과정 수료를 통해 초등학력 인정 졸업장을 받는 것이다.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42명은 늦깎이 나이지만 초등학력을 인정하는 졸업장을 수여받았다. 진달래 으뜸상을 수상한 최고령자 소채순(91) 할머니는 학교 다니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수학이 제일 어려웠지만 배우는데 힘든 건 없었고 재밌는 일이 더 많았다고 배움에 대한 애정을 내비췄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영상을 통해 진달래학교 수업 모습이 상영되었는데 그 속에는 어르신들이 또박또박 글씨를 쓰고 발표하는 모습, 졸업사진을 찍던 날의 풍경 등이 담겨 있었다. 그간 학교에서의 배움에 대해서 고산면 이금제 어르신은 예전에는 버스 타기 힘들었는데 이제 차번호도 알아서 보고 탈 수 있다며 웃었고, 비봉면 구정회 어르신은 학교에서 산수를 배우니 화투칠 때 좋다며 유쾌한 졸업식 소감을 밝혔다.

재학생의 송사가 있고 나서 졸업생 유한순(76) 어르신의 답사가 이어졌다. 유 어르신은 비록 배움에 있어서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배움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도전해보라고 권유했다. 끝으로 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해브 어 나이스데이라고 웃으며 마무리했다.


지난 1년간 진달래학교 학생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교사들의 기분도 남다를 터. 이종숙 한글교사는 그동안 학습자들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 이렇게 졸업생으로 마주하니 설렌다고 뭉클한 표정으로 졸업식에 대한 느낌을 표현했다.

인생에서 처음 받아 보는 졸업장을 들고서 환하게 웃는 할머니의 모습이 졸업식을 찾아 온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던 하루가 아니었을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진달래학교에서의 일들이 궁금해진다.


졸업식 노래 '석별의 정'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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