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웃어라 공동체

[진짜 소이푸드를 찾아서] 4 진양콩 재배농가 한봉수 씨2018-11-07

[진짜 소이푸드를 찾아서] 4 진양콩 재배농가 한봉수 씨

[진짜 소이푸드를 찾아서] 4 진양콩 재배농가 한봉수 씨

진짜두유엔 농부의 탄식이 들어 있다

 

지하수 끌어다 최악의 가뭄 버텨

이 두유 먹다 딴 건 못 먹어.

뭐 꼭 내 콩이라서가 아니고

 

 

올해 완주에서는 진양콩 농사가 그리 좋지 않았다. 취재를 위해 진양콩 수확 농가를 찾았지만 대부분 수확량이 거의 없다며 거절했다. 그 중 겨우겨우 연락이 닿은 한 농가가 있었다. 구이면 망산마을의 한봉수(76) 어르신.





아휴. 다 어려운 상황인디 나라고 잘 될 것이 있간디. 그나마 좀 나을 뿐이지. 잘 된 게 아니여.”

어르신은 줄기에 난 진양콩을 뜯어서 보여주셨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

 

보통 한 꼬타리에 세알씩 들어있어야 혀. 근데 이것 봐. 거의 없고 있으면 하나, 많으면 둘. 이러면 안 된다고. 하나를 심으면 줄기에 1kg 정도는 나야 정상이거든.”

진양콩이 심어진 어르신의 땅은 자그마치 800. 그러나 수확기 임에도 이 너른 땅은 사뭇 삭막했다. 구슬땀의 결실은 바짝 야위어 있었다.


“600~700kg 정도는 수확돼야 정상인디. 이래서는 반도 안돼야.”

그래도 어르신의 사정은 좀 나은 편이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올 가뭄에 콩이 다 말라죽었다고.





“2주 동안 지하수 끌어다가 필사적으로 물을 줬어. 우리 콩은 그렇게 가뭄을 견뎌 조금이라도 겨우 난거여. 다행이지.”


농사가 그렇듯이 진양콩에도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한다.


콩 자체가 손이 많이 가. 처음에 기계로 파종하고는 그 뒤로 다 수작업이여. 줄기에 이파리가 달리면 순 잡아줘야지, 위에 길게 난 것들도 낫으로 쳐줘야지, 또 수확 헐 때는 일일이 다 뽑아서 말려야 혀. 이게 또 작은 디 뿌리가 잘 뽑히도 안혀.”


수작업을 주로 하는 어르신의 땅은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갔을 터. 이렇게 한 농부의, 한 인간의 사투 끝에 진양콩 몇 알은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다.

 

어르신은 구이면 망산마을에서 나고 자라 70년 넘게 농부로 살아오고 있다. 진양콩은 계약재배한 완주로컬푸드사업단에 전량 납품한다. 그는 완주 로컬푸드가 생긴 이후로 꾸준히 작물을 납품했고 올해는 진양콩 외에도 대추, 고추, 작약 등을 내놓고 있다.


콩 농사에 관한 어르신의 향학열은 젊은이 못지않다.

재밌어. 연수도 가고 교육도 받고 혀. 저그 경상도에 선진지 견학도 갔다 오고. 거가 진양콩을 처음으로 재배한데라. 여러 가지 배우면 재밌지. 한평생 농사를 지었어도 모르는 게 있지. 새로이 많이 배우려고 해. 잘 지을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조언도 많이 해줬음 혀.”


두유 애호가라는 한봉수 어르신. 그는 우유 대신 두유를, 음료수 대신 두유를 먹는다

 

완주군 두유(진짜두유)가 건강한 맛이 나. 여태까지 시중에 나오는 거 먹다가 완주군 두유(진짜두유) 먹으니까 다르긴 하더라고. 콩 특유의 비린 맛도 안 나고.”



수확을 앞둔 진양콩.



그는 올해 처음으로 진양콩을 납품한다. 곧 그의 콩은 진짜두유가 되어 다시 그의 삶속으로 돌아 것이다. 기계의 힘을 빌려 대량생산하여 두유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GMO콩과 달리 이렇게 한 땀 한 땀 자연을 극복하여 만든 농부의 콩, 선택의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원주민과 이주민 이어주는 '나무'
다음글
[완주할매 新 음식디미방 6] 뜨끈한 생강차가 생각나는 계절, 발효생강차 비법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