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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과 이주민 이어주는 '나무'2018-11-07

원주민과 이주민 이어주는 '나무'

원주민과 이주민 이어주는 '나무'


혼자서는 힘든 작업이 목공

자연스레 함께하며 거리 좁혀

 


샤맷의 동화책 <행복한 목수 비버 아저씨>에 등장하는 비버 벤틀리의 노랫말은 이렇다.

내 인생은 멋졌다네. 나무 덕분에 멋졌고 당신과 함께 살아서 멋졌다네. 마음이 아플 때도 있었고 실수도 조금 했지만 한두 가지는 깨우쳤다네. 재밌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망치질도 열심히 하면서 즐거운 여행처럼 살았다네.”

벤틀리의 노래는 단지 동화책에만 존재할까. 아니다. 우리 옆 동네 고산 창포마을 목공동아리인 나무와 망치의 노래를 만나러 가보자.

 


이수진 씨가 작품을 다듬고 있다.



나무와 망치의 총무 이수진(53) 씨의 별명은 선머슴이다. 동아리원의 말에 의하면 도전정신이 강해 이것저것 뚝딱뚝딱 잘 만들고 재단기와 같이 다소 위험한 목공기계도 겁 없이 잘 다룬다고.


이수진 씨는 나무에서 멋진 작품으로 변하는 게 정말 신기하다. 우리 손자랑 시누네를 위해 애기 침대 만들어줬는데 얼마나 뿌듯하던지. 기술이사님이 가르쳐줘서 잘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를 이끌어온 대장 김동원 씨의 모습.



기술이사 김동원(45) 씨는 2015년부터 동아리를 끌어온 대장이다. 그는 동아리를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이 나눔으로 모인다고 간략히 표현했다.


창포마을권역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출범한 나무와 망치는 토착민과 귀촌인 간 소통을 목표로 시작됐다. 김동원 씨는 작품을 조립할 때 혼자서는 힘들다. 옆에서 같이 도와주면서 협동해야 한다. 목공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아리원들이 함께 만든 나무와 망치 문패.



나무와 망치 공방으로 들어올 때 보이는 문패도 동아리원들이 직접 함께 만들었다고. 김동원 씨는 “200년 된 나무가 길가에 버려져 있는 것이 안타까워 공방으로 가지고 왔다. 멋있게 잘라서 회원들 각각이 끌로 파서 무늬를 냈다고 말했다.


4년째 활동 중인 나무와 망치는 나눔에도 뛰어 들었다. 현재 이서 나눔냉장고, 고산 나눔가게에 진열장, 간판, 책상, 신발장 등을 기부하고 있다.


 

이수진 씨가 이명택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있다.



나무와 망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 55호 소목장 이수자인 이명택 선생님과 함께 지난 7월부터 4개월간 전통짜맞춤기법으로 사방탁자를 만들었다. 생활목공을 취미로 하는 동아리라기엔 생각보다 전문적이다. 이명택 선생님은 전통짜맞춤으로 사방탁자를 만들기는 사실 1년 과정이다. 톱질을 2~3개월 하고 각종부재 가공하는 연습 6개월 한 후에 본격적으로 작품을 만든다. 처음에는 무모하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잘 따라와 주었다. 참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사방탁자를 만들고 있는 김재규 씨.



동아리 신참 김재규(72) 씨도 보란 듯이 전통짜맞춤 사방탁자 만들기에 성공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생활목공이 아니라 전문적인 짜맞춤기법으로 작품을 만든 것이 참 신기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참이지만 나이로는 동아리 내에서 큰 형인 김재규 씨. 직접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자신도 젊어지는 기분이 들어 더 즐겁게 하고 있다고.



 

2018 완주군 북적북적 페스티벌에 참여한 나무와 망치의 모습이다.



아마추어 목수들의 모임 나무와 망치. 그보다는 나무를 매개로 함께 소통하고 이웃들에게 나눔을 전하는 그들을 나무 날개를 가진 천사들이라고 칭하고 싶다.

 

 


목공동아리 <나무와 망치>는?

4년차 동아리 창포마을 목공동아리 <나무와 망치>. 현재 14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이 중 반절이 여성이다. 일주일에 한번 공식적인 모임이 있다. 다른 날이라도 각자가 필요한 때에 자유롭게 공방을 이용할 수 있다. 목공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부담 없이 문을 두드려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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