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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할매 新 음식디미방 5] 명절의 빨간맛! 배추김치와 홍어무침2018-10-01

[완주할매 新 음식디미방 5] 명절의 빨간맛! 배추김치와 홍어무침

[완주할매 新 음식디미방 7] 명절의 빨간맛! 배추김치와 홍어무침

 운주 금당마을 국옥순 할머니의 요리



<한끼줍쇼>라는 TV프로그램이 있다. 무작정 초인종을 눌러 저녁 밥상에 초대받아 함께 식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유명한 연예인들이 얼굴을 내밀고 애걸 복걸 해봐도 한끼 식사에 초대받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처음 만나는 누군가의 집에 가서 밥을 먹고 함께 얘기를 나눈다는 것은 초대하는 사람이나 방문하는 사람 두 사람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밥상과 부엌은 그 집의 문화, 그 사람의 성격까지도 엿볼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다. 그래서 쉽게 열리지 않기도 하고, 문이 열려 초대받으면 금새 친해진 기분이 든다. 할미레시피를 취재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해주실 할머니를 찾아 다니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서로 마주칠 일 없는 조용한 주택가에 살면서 할머니들과 친해지는 것도 쉽지 않지만, 겨우 음식솜씨 좋다고 소문난 할머니를 알게 되더라도 대부분 이제 자식들이 음식을 챙겨주시고, 아직까지 직접 음식을 해서 드시는 분들은 많지 않았다. 삼시세끼 따뜻한 가마솥밥을 해서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을 떠놓고, 텃밭에서 방금 따온 고추를 찍어 구수한 한끼를 차려 드시는 장면은 현실에 무지한 나의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실제로 이렇게 드시는 분들도 가족이 아닌 낯선 이에게 음식을 선보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레임과 미안한 마음이 함께 뒤따른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우리는 운주면으로 갔다. 이번 할미레시피의 주인공은 운주면 금당리에서 있던 마을 행사에 갔다가 만난 손준배 이장님께서 소개해 주셨다. “혹시 마을에 음식솜씨 좋으신 할머니 계신가요?” 라고 여쭤보니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우리 할멈이 음식 솜씨 하나는 끝내주지!” 라며 기꺼이 초대해 주셨다. 할머니께 허락을 받으셨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우리는 기쁜 마음에 얼른 약속을 잡았다.


운주면 금당리는 산새가 깊은 곳에 자리한 조용한 시골마을이었다. 해질녘에 방문해서인지 동네가 조용했는데, 멀리서 우리를 보고 불러 주시는 이장님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집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음식 준비로 분주하신 국옥순 할머님을 만날 수 있었다. 취재 전에는 늘 우리가 가서 도와드릴테니 편하게 계시라고 말씀드려도 한사코 준비를 다 해 놓으신다.





비봉면에 사셨던 두 분은 1973년에 소개로 만나 결혼해서 지금까지 함께 한 세월이 45년이다. 할머니는 결혼할 당시 21세였는데, 너무 이른 나이에 결혼생각이 없었다고 하셨다. 집에 소개받을 남자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척집으로 잠시 피해 있다가 왔는데, 두분의 인연은 이미 정해져 있던건지 마침 그 날 다시 마주쳤고 결국 결혼이 성사됐다고 한다. 할아버지께 할머님이 마음에 드셨냐는 질문을 드렸더니 쑥스러운 듯 아니라고 하시지만, 그 때 그 날의 첫 마주침이 생각나셨는지 얘기하는 내내 입가에 옅은 미소가 새어나온다. 쑥스러워 말하지 못한 할아버지의 답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할머니의 음식솜씨를 칭찬하셨다.


“손끝이 야물어”


이 마을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이장 일을 하신 할아버지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할머니가 늘 옆에 있었다. 마을 행사가 있을 때마다 김치는 도맡아 하셨을 정도로 마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큰아들은 지금도 운주면에서 용계산성이라는 물놀이장을 운영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리백숙 등을 직접 해서 팔았다. “그 때 사람들이 부탁해서 팔았던 닭튀김이 인기였어. 멀리서 그거 먹으러 온다는 사람들도 많았지” 직접 닭을 잡아서 해주셨다는 닭튀김의 맛은 어땠을지, 이제는 돈을 주고도 사먹을 수 없는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할머니, 추석에 특별히 가족과 함께 해드시는 음식 있으세요”
“암꺼나 먹지 뭘 해먹어?” 냉장고에 잔뜩 준비해 놓은 음식을 두고도 이렇게 말씀하신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도 늘 한상 가득 차려주시고도 반찬이 없다며 숟가락을 놓기 전까지 계속 이것저것 꺼내 오셨다. 엄마들의 반어법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는 할머니가 싸주신 새콤달콤한 홍어무침의 냄새가 베어 나왔다. 그 새콤한 냄새 때문인지 할머니의 담백하고 꾸밈없는 입담의 여운이 더욱 길게 남았다.



배추김치 "찹쌀풀보다 감자풀로 해야 맛나요"


1. 큰양파 4개, 부추 2단, 쪽파1단, 청량고추8개
   (양파는 반달모양으로 자른다. 부추 쪽파는 손가락 2마디 크기로 자른다. 청량고추는 송송 썰어둔다.)




2. 다진마늘 2큰술, 굵은 소금 1큰술, 고추가루 2컵, 깨소금 1컵 반,  빨간고추 300g에 물을 넣고 갈아둔다.


3. 까나리 액젓 2컵, 매실액기스 1컵, 감자풀(감자 5개를 물 자작하게 넣고 갈고 끓여둔다)


4. 양념과 재료를 큰 대야에 넣고 골고루 섞어서 맛을 본다. (취향에 맞게 양념장을 첨가한다)




5. 온가족이 모여앉아 배추에 골고루 양념을 묻혀준다.




6. 마지막 남은 양념으로 총각무에 양념을 묻힌다.




 TIP) 김치 담그기 전날 준비해 주세요.
  : 배추 4포기를 반 자르고, 굵은 소금에 절여둔다.
  : 총각무 10개를 십자로 칼집을 내고 굵은 소금에 절여둔다.
-> 다음날 소금물을 씻어내고 배추, 총각무 물기를 빼둔다.





홍어무침 "매콤달콤 맵싸름한 맛에 침 꼴깍"


1. 미나리 한 단, 부추 반 단, 청량고추 8개, 당근 반개, 양파 2개
   (미나리, 부추는 손가락 2마디  크기로 자른다. 청량고추와 당근, 양파도 썰어놓는다) 


2.다진마늘 3스푼, 설탕 4스푼, 식초 2스푼, 고추장 400ml, 물엿 400ml, 고추가루 300ml


3. 양념과 재료를 큰 대야에 넣고 골구루 섞어서 맛을 본다. (취향에 맞게 양념장을 첨가한다)


4. 절여놓은 오이와 무에 물기를 꼭 짜고 양념장에 섞는다.




5. 손질해 둔 홍어를 넣어서 양념장이 골고루 묻게 한다.



 

TIP) 홍어를 손질해서 가시를 제거하고 먹기좋게 잘라둔다.
       오이 3개, 무 반 개를 먹기좋게 잘라 소금에 절여둔다.



/조율과 박지숙은 IT와 농촌, 몸과 음식을 주제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고 다르게 일하기 위해 서울에서 완주로 함께 이사 온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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