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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채소 수확해 팔았어요"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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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채소 수확해 팔았어요"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좀 느린 아이를 위한 주말가족 농장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사업 9가족 참여



지난 1일 오전 비봉면 평치두레농장. 정서행동 장애아동 9가구가 각자 바구니를 들고 하우스로 향한다. 각 가족들이 직접 심은 가지와 오이를 수확하러 가는 길이다. 알록달록 본인의 이름을 적어놓은 팻말이 적힌 밭에서 서툴지만 그래도 진지하게 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모양의 작물은 한눈에 보아도 농사 초보들의 솜씨이다.


아들과 함께 주말농장에 참여하는 허진숙(49)씨는 지난주에는 우리 밭에서 수확한 채소로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오늘은 나머지 채소들을 다 수확했다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곳이 많지 않은데 이런 기회를 통해 가족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함께 무언가를 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아들 임세익(18)군도 농사가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웃었다.


가족들은 수확한 채소들을 농사 멘토들의 설명에 따라 둔산리 로컬푸드직매장에 내기 위해 포장을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포장을 하고 가격도 직접 매겨본다. 딸들과 함께 온 조웅열(50)씨는 농사도 처음이고 농산물 판매도 당연히 처음이다. 주말농장을 오면 나들이 오는 기분이라 즐겁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에서 사회적농업의 일환으로 준비한 <‘좀 느린 아이를 위한 이랑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주말가족농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사회적농업 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된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가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시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외에도 독거노인 식생활교육, 지역아동센터 요리교실 등을 펼치고 있다.


주말가족농장은 이랑협동조합의 비닐하우스에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키워 수확한 뒤 이를 로컬푸드 직매장에 판매까지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농장 체험이 아닌 직접 농산물을 판매해 돈을 벌어보는 체험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이랑의 최대희 대표는 장애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가장 커지는 시기는 아이들이 사회로 나가기 직전인 고등학교 3학년 때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적은 돈이라도 스스로 벌어보고 자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주말가족농장이 일주일에 한차례씩 열리다보니 평일에는 비봉면의 평치두레농장 어르신 멘토들이 농작물을 돌보고 있다. 평치마을에 사는 국순재(76) 어르신은 평생 농사를 지어본 우리 입장에서 수확물들이 성에 차진 않지만 그래도 다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농장을 찾은 아이들은 체험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꾸준히 농사일기도 쓰고 있다. 엄마와 함께 일기를 쓰고 있던 이승훈(12)군은 일기장에 오이를 총 9개 땀. 1개를 먹음. 맛있었다. 8개는 판매라며 정성껏 글자를 써내려갔다. 승훈군은 덧붙여 이날의 소감을 더웠다로 일기를 마무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효진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사회적농업 활성화 사업은 농업을 경제적인 가치로만 보는 것이 아닌 치유와 돌봄, 교육의 기능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사업 시행기간이 끝나더라도 계속사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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