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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의 청년인턴일기] 다사다난한 그 이후2018-06-04

[정수정의 청년인턴일기] 다사다난한 그 이후

사다난한 그 이후

정수정의 청년인턴일기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처음이라 내게는 어려웠다.

그 두 이별은 내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겼다.


뭐하다 죽으꼬

 

첫 번째 이별을 통해 그 사람을 뺀 나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행복했던 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 두 번째 이별을 통해 가족, 사랑에 대한 대답을 내릴 수 있었다. 가족이라는 존재의 의미, 사랑의 의미. 결국 두 이별은 나에게 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그래서 너 뭐하다 죽을래.’

나의 무언가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하다 죽지 뭐.’


현재 내가 내린 결론이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지지고 볶다가고(죽고) 싶다. 함께 재밌게 놀다가고(죽고) 싶다. 즐겁게 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우리들을 이어줄 수단인 무언가. ‘무언가는 함께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이다. 게임이든, 운동이든, 농사든, 대화든, 글이든. 그 수단의 조건은 함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고 또한 내가 좋아하기도 해야 한다.


나는 글쓰기, 사람 만나 이야기듣기, 피아노치기를 좋아한다. 이것들로 어떻게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 글쓰기와 글씨 쓰기를 좋아하니 내 글로 글씨를 써서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완두콩에서 담당하고 있는 휴먼스 오브 완주 코너를 앞으로 갈(죽을) 때까지 내가 다니는 곳마다 휴먼스 오브 땡땡을 하면 어떨까?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가르쳐주면 어떨까? 더 나아가 작곡을 해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면 어떨까? , 나는 함께할 수단으로 캘리그라피와 휴먼스 오브 땡땡 프로젝트, 작곡을 낙점했다.


캘리그라피 강좌를 수강하고 피아노 학원을 다닌 지는 일주일 째. 중간에 그만 두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이유는 내가 갈아타게 될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갈아타는 것은 목적인 함께하기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 욕심 없이 즐기고, 재미없으면 과감하게 갈아타면서 앞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나보다 소위 나이가 있는 분들이 말씀하신다. 젊어서 좋겠다고. 근데 나는 싫다. 빨리 나이 들고 싶다. 앞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짙은 안개 속에 있는 답답함을 아는가! 그분들이 가진 안정됨, 확고한 삶의 자세와 가치관이 부럽다.


젊든 아니든 길을 찾아가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응원합니다!’


(다음 청년일기에서도 어떤 요상한 짓거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달 전 지금의 나를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것처럼...)


(사진 설명) 룸메가 준 책 선물. 덕분에 겁없이 미래를 그리고 있다. 룸메는 세 번씩이나 봤다는 이 책. 들춰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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