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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우리동네 중창단 _ "모두가 즐거운 그런 노래를 부를래요"2018-05-01

고산 우리동네 중창단 _

"모두가 즐거운 그런 노래를 부를래요"

고산 우리동네 중창단



수요일 저녁 고산면 고래 건물에서 노래 소리가 새어나온다. 아직 서툰 화음이지만 그 서툰 소리가 제법 듣기 좋다. 누군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목 관리를 위해 물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결성된 고산 우리동네중창단 단원들이다. 단원 조영란(48)씨는 퇴근 후 전주에서 바로 고산 연습실로 왔다. 그는 직장은 전주인데 사는 곳은 고산이다. 합창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 저는 다른 단원들을 알음알음 알지만 저분들은 절 잘 모를 거다고 웃었다.


고산 우리동네중창단(가칭)의 시작은 중창단의 뮤직디렉터 정은지(39)씨가 완주로 귀촌한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음악 활동을 해오던 은지씨가 귀촌 후 완주에서 해보고 싶은 일들 중 하나가 바로 합창단. 그런 그를 중심에 두고 노래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은지씨는 아무나 왔다 가는 합창단이 아닌 무언가의 턱은 있어야 했다. 그것이 오디션이었다. 오디션은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참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월말 고산미소시장 인근 컨테이너 박스에서 오디션이 열렸다. 응시자는 모두 15. 누군가는 떨었고, 누군가는 노래를 마치고 벅찬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부부가 함께 오디션에 참가한 유영빈·김드보라씨는 이날 돌림노래를 준비해왔다. 영빈씨는 제 생애 첫 오디션이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보다 울림 좋은 고산 컨테이너 하우스에서 오디션을 봤다(웃음). 노래를 하면 다른 생각을 못하고 집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내 드보라씨는 노래도 좋아하고 이곳에 오면 사람들과 교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참여하게 됐다. 합창은 마음을 합하는 일이라 생각한다제가 남편에게 합창단을 추천했는데 지금은 저보다 연습에 오는 걸 남편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오디션이라기 보다는 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오디션 합격률은 자그마치 100%. 오디션을 본 15명 모두 지금 중창단의 단원들이 됐다.


장옥진(41)씨는 지난해 11월에 고향인 완주로 다시 돌아왔다. 이곳에 와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니 매우 좋다어릴 적 판소리를 했었고 지금은 교회 합창단 활동을 한다. 노래하는 자체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특히 합창은 다른 사람과 화음을 같이 낸다는 것에 큰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멀리 정읍이 집인 단원도 있다. 베이스를 담당하는 유형준(39)씨는 전주에서 스터디를 하던 중 합창단 정보를 알게 되어서 참여하게 됐다다른 지역으로 귀촌을 했는데 아직 마음 맞는 이웃을 찾지 못했다. 이곳은 이웃교류가 활성화 되어있는 거 같다. 완주 사람들과 오며가며 친해지고 있다고 웃었다.


현재 이들이 연습하는 곡은 바람의빛깔’. 가사 중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녔다 해도 그것은 중요한 게 아니죠. 바람이 보여주는 빛을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눈이 필요 한거죠라는 부분이 있다. 다름을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것. 어쩌면 합창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아닐까. 디렉터 은지씨는 하나의 모임이 구성되면 갈등도 생길 수밖에 없다. 모두 다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의 하나라며 우리 합창단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였다.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조화를 이루는 것에 합창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아마추어 중에서도 아마추어이다. 소소하지만 지역사람들이 우리의 노래를 좋아해주고 우리 또한 즐기면서 하고 싶다. 모두가 즐거운 노래를 하는 것이 우리의 작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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