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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간판에 말을 걸다] 삼례 2층사진관2018-02-05

[오래된 간판에 말을 걸다] 삼례 2층사진관

삼례 2층사진관

2층 창문에 박힌 자동차가 진짜냐고요?

 

가게 알리려 승용차 반 잘라 용접

확인위한 방문객 많아 홍보전략 적중


 

사진관에 들어오면 건물 외벽에 달린 자동차의 '진짜'모습을 볼 수 있다.



삼례터미널로 향하는 농협사거리 방향에 도로에서도, 거리에서도 눈에 확 띄는 건물이 있다. 건물 외벽 창문에 박혀 있는 자동차 한 대. 언뜻 봐서는 그림인지, 모형인지, 진짜 자동차인지 헷갈린다. 가까이 다가가 봐도 긴가민가하기는 마찬가지.


일주일에 3~4번은 꼭 확인하러 올라오세요. 장에 나온 어르신들부터 경찰, 공무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자동차가 진짜냐고 물어보고 가세요.”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자동차의 주인(?)이자 2층사진관의 대표인 손원태(47)씨가 자연스레 이야기를 꺼낸다.


자동차는 진짜입니다(웃음). 소형차를 반절로 정확히 잘라서 용접한 거예요. 도색을 하고, 무게 때문에 본체와 타이어만 살리고 자잘한 부품들은 다 비워냈어요. 사진관이 2층에 있다 보니 홍보를 목적으로 만들었어요.”


홍보효과는 그야말로 대박. 웬만한 광고보다 효과가 좋았다. 사진관 주위에는 농협, 우체국, 시장 등이 있는 중심가지만 2층에 위치해 있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것이 필요했다. 원태씨는 제주도에서 자동차 대리점에 모형으로 된 차가 박혀있는 것을 본 기억을 떠올렸다. 7~8년 전 기아자동차 대리점에서 모형차를 이용해 홍보하던 방법이었다. 그는 이거다!’ 싶은 생각에 아이디어를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지인에게 폐차장을 소개받고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어차피 폐차니까 가격은 다 비슷해서 처음에는 BW, 같은 크고 멋진 차를 원했죠. 하지만 비바람에도 오래 버틸 수 있는 차를 고르다보니 가장 가벼운 마티즈를 고르게 됐어요.”


크레인을 부르고, 용접을 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고급스럽고 묵직한 세단보다 붉은색의 마티즈가 더 아기자기한 것이 정감이 간다. 이제 창문 밖 자동차는 2층사진관의 상징이 됐다. 사진관 안에서는 창문에 박혀 있는 마티즈에 앉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꾸며 놨다.


지나가다 궁금해서 오시는 분들도 많고, 점심내기를 했다면서 보러오는 분들도 꽤 많아요. 손님으로는 우석대 학생들이 제일 많고요. 요즘은 큰 사진관 아니면 살아남긴 힘들어졌어요. 스마트폰이나 기계나 많이 발전하다보니 문을 닫는 사진관들이 많아요.”


사진찍기 전 몸과 마음가짐을 단장하는 공간



원태씨는 사진관을 열기 전 직장생활을 하고 사업도 했다. 사진은 젊었을 때 동호회 활동을 하며 취미로 즐기던 일이었다. 사진을 업으로 삼기로 하고 10여 년 전 군산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다 2년 반 전 삼례에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다리 건너 전주 동산동이 고향이에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동산동은 행정구역 상 완주였는데 전주에 편입됐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자주 삼례 시장에 왔던 기억이 나요. 처가가 삼례이기도 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할 생각으로 사진관을 삼례로 옮겨왔어요.”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추억 전시공간



증명·여권사진, 이미지사진, 단체·가족사진, 프로필, 학사모, 심지어 애견사진까지 그에게 찍지 못하는 사진이란 없다. 다른 동네사진관 보다 넓은 공간을 갖춰 보다 다양한 사진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이라면 어떤 사진이든 촬영 가능하다고 했다.


요즘에는 카메라가 워낙 좋으니 별다른 테크닉이 없어도 사진을 쉽게 찍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동호회 활동에서 야외촬영을 다니며 익혀온 경험과 기술을 살리니 사진관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나중에는 카페와 사진관이 함께 있는 공간을 운영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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