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기획특집

[문화예술, 마을로 스며들다] 예술농부 프로젝트2017-10-10

[문화예술, 마을로 스며들다] 예술농부 프로젝트

농부의 삶, 예술이 되다

예술농부 프로젝트





문학과 사진·영상을호 농부의 삶 기록

동상 원덕례·구이 이창영 어르신 참여



나는 여서 나고 자랐어. 이 집은 부모님이 지으신 집이야. 그대로 있어. 나 농사 뭐 짓냐고? 상추, 양배추, 쪽파, 대파, 마늘, 옥수수, 도라지, 구절초,, 자소염, 꾸지뽕... 더 말해줄까? 나는 하는 게 겁나(많아).”


구이면 두현리에 사는 이창영(71) 어르신은 이날(929) 새벽 4시에 일어나 옥수수를 다듬고 로컬푸드 매장 3곳에 알밤, 토종 옥수수, 열무를 내놓았다. 그렇게 매장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오니 벌써 오전 10.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지만 오늘은 그 일상에 새로운 사람들이 함께 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젊은 작가들. 낯선 카메라가 두 대나 있지만 창영 어르신의 말씀이 자연스럽다.


내가 로컬푸드 건물 짓기 전부터 물건을 냈던 사람이여. 초반에는 5명 정도 밖에 없었거든. 내가 로컬하면서부터 몸도 건강해졌어. 그래서 이것도 선뜻하겠다고 한거야. 로컬푸드 처음에 생기고 나서 방송국에 갔는데 사람들이 우황청심환을 먹으라대. 내가 뭔 죄를 지었냐고 하고 안 먹었지. 떨리긴 했는데 아나운서랑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말이 나오더라구. 지금도 그래. 내가 말은 잘 하지는 못하는데 이렇게 사람이 오면 좋아. 전부터 내가 사람을 좋아해서.”(이창영 어르신)


창영 어르신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영상을 찍고, 다른 누군가는 사진을 찍으며 그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완주문화재단과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함께 진행하는 완주로컬푸드, 예술이 되다 예술농부’(이하 예술농부)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예술농부는 오는 11월까지 각 분야의 예술가들이 문학, 사진, 영상 등 각자의 방식으로 농부의 소박하고 진실한 삶을 담아내는 프로젝트다.

 


평생 흙과 함께 살아온 농부들의 삶이 예술로 승화되고 있다. 구이면 원두현마을 이창영 어르신의 삶을 이근영(문학, 사진), 전별(영상) 작가가 밀착취재를 하고 있다.



문학&사진 분야의 이근영 작가는 이날 새벽 330분에 일어났다. 거주하는 서울에서 낯선 완주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 그는 일주일에 한 차례씩은 완주를 찾아 낯선 지역과 낯선 사람을 만나 기록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완주에 처음 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 있었는데 직접 아버님(이창영 농부)을 기록하면서 로컬푸드나 완주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 많다공기도 좋고 고즈넉한 느낌이 든다. 한번씩 올 때마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궁극적으로 제가 하려는 작업물 등 여러모로 이 프로젝트가 저에게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을 담당하는 전별(32) 작가는 이 프로젝트가 본인의 이름을 건 첫 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더 애착도 가고 열의가 넘친다. 완주가 집이고,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지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농사에 대한 생각이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 그는 이창영 어르신은 로컬푸드가 생기고 나서 삶이 많이 달라지셨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며 말씀도 많아지셨고 돈 버는 재미도 느끼신다고 하신다저 역시 로컬푸드가 생긴 것을 봐온 사람이지만 농부들에게 이런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 못했다. 농촌하면 뭔가 희망이 없어 보이지만 어르신을 보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영 어르신의 살림살이



3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나온 결과물은 오는 12예술농부 휴먼아카데미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게 된다. 완주문화재단 담당자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원을 대상으로 추천된 농부 중 동상면 원덕례 농부와 로컬푸드로 새 삶을 살고 있다는 일명 로컬푸드맨이창영 농부가 선정됐다. 참여예술인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작가들이 각 분야에서 두 농부의 소소하지만, 따뜻하고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문화예술, 마을로 스며들다] 청춘기획단: 완주
다음글
[문화예술, 마을로 스며들다] 드라마스쿨 학생들의 한 마디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