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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의 집 사람들] '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2017-06-07

[귀농인의 집 사람들] '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

'바리스타 시인' 최근창 씨

고추에게 말 거는 낭만주의자 "살아지는 대로 살죠, 뭐"




너와 나는 먹고 먹히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거야.

맛있는 고추가 되어야 한다.”

 

경기도 과천에서 내려와 귀농인의집에 합류한 바리스타 출신 최근창(41)씨는 농작물과 대화를 나눈다. 고추에게 조곤조곤 낯간지러운 말을 건네는 모습이 다소 생경할 수 있다. 그는 시와 커피, 음악을 사랑하는 낭만주의자. 집에는 재즈 선율이 흐르고 손님에게 손수 끓인 커피를 대접한다. 도시의 향취를 풍기면서도 시골다운 고산이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예비 농부 근창씨. 농업기술센터 자기소개 때 마야 안젤루의 시를 읊었던 것을 계기로 시인농부로 불리게 되었다.


집에서 커피를 내리고 있는 최근창 씨



어떻게 완주로 내려오게 됐

과천에 살며 바리스타로 일했다. 2013년까지 서래마을에서 카페를 경영하기도 했다. 귀농은 3, 4년 전부터 조금씩 준비했다. 서울은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살다보니 내가 온전히 점유할 수 있는 공간과 여유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양재에서 열리는 전북귀농귀촌박람회에 참여한 후 전북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받고 수도권 귀농학교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완주뿐 아니라 고창, 익산, 김제, 순창, 임실 등 수많은 지역에 다녀왔다. 그 중에서도 완주와 궁합이 잘 맞았다. 센터의 도움으로 올해 드디어 완주에 정착하게 됐다.

 

가족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부모님께는 거처가 결정이 되면 말씀드릴 계획이다. 고산이나 화산, 소양에 정착하고 싶어 빈집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다. 지인들은 많이 응원해준다. 그런데 저보다도 완주를 궁금해 하는 것 같다. 귀농인의 집이 임시공간이나 보니 짐을 다 옮기지 않아서 살림이 적다. 지인에게 완주에 오려면 이불은 가져와야 된다고 말하기도 조금 우습기도해서 아직 초대는 못하고 있다.

 

농촌생활은 어떤가

다양한 교육도 받고, 농가실습도 다니고 있다. 두메부추 농가에 가는데 재미있다. 한 달에 20시간 일하는 과정인데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해 앞으로도 꾸준히 교류해서 농사일을 도와드리며 배우고 싶다. 어르신들이 부추나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시고 마늘쫑도 그냥 뽑아가라고 한다. ‘내가 이렇게 막 가져가도 되나?’하는 생각에 죄송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해서 마늘쫑은 못가져왔다.(웃음) 이곳만의 온도나 습도, 해질녘의 풍광 같은 소소한 점들이 특히 매력적이다.

 

여가시간에는 무얼 하나

주로 책을 본다. 화산에 즐겨 찾는 산책길이 있는데 신발 벗고 걷거나 뛰거나 하며 매일 운동을 한다. 오랜 자취 경력으로 요리도 곧잘 해먹는데 자신 있는 건 된장 샤브샤브다. 미각이 예민한 편인데 로컬푸드나 농가에서 공수해온 신선한 재료를 쓰니 입맛에도 잘 맞고 맛있다. 그래서인지 단기간이지만 체력이 무척 좋아졌다. 새벽 6시에 기상해서 일을 하는데도 쌩쌩하다.


선을 베푼다는 뜻에서 이름 붙인 근창씨의 '양선농장' 텃밭.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농사를 지을거냐는 질문이 가장 난감하다. 욕심이 없어서인지 여러 텃밭중 제 텃밭만 휑하다. 수확을 해서 먹을 수 있으면 먹고 나눠주면 또 나눠주는 대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 고추, , 상추를 심었다. 모종밭 이름표가 바람에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나머지는 자라봐야 무엇인지 알 것 같다.(웃음) 일단 제가 살 공간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작물들을 키우고 싶다. 시골다운 시골에서 살아지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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