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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의 봄날 - 바다 건너 온 봄] 고산중 송유란 선생님 베트남서 새 학기 시작2017-04-03

[완주의 봄날 - 바다 건너 온 봄] 고산중 송유란 선생님 베트남서 새 학기 시작

고산중 송유란 선생님 베트남서 새 학기 시작




안녕하세요? 고산 가족 여러분!

저는 20153월부터 20172월까지 고산중학교에서 근무하다 지난 3월부터 베트남(호치민시)에 있는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 송유란입니다. 모두 잘 지내고 계시죠? 타국 생활을 하다 보니 한국이 엄~청 그립고 주변 사람들이 다시금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 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자 종종 메일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오늘 완두콩으로부터 아주 멋진 메일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 멋진 메일 하나로 인해 저는 잠시 교무실에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잠시 하던 업무를 멈추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로 제 안부인사, 베트남 생활 그리고 고산중학교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2017217일 금요일, 저는 한국 땅을 떠나 처음 베트남 땅을 밟았습니다. 베트남과 저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요? 다른 선생님들과 달리 저는 베트남에 혼자 왔기 때문에 배로 짐을 보내지 않고 흔히 말하는 이민용 가방(높이 130cm, 무게 30kg 정도) 2개를 들고 호치민에 입성했습니다.


한국의 2월은 겨울이라 춥지만 여긴 사계절 내내 여름이기에 공항 밖을 나서는 순간, 제 얼굴에 불어 닥치는 따수운 바람이 저를 맞이해줬습니다. 낑낑거리며 이민용가방을 가지고 나와 마중 나온 선생님들을 찾으려는 순간! 제 이민용 가방은 카트에서 땅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Oh, my G!O!D! 혼자 30kg나 되는 무게의 가방을 들어 올려야 한다는 사실은 정말 최악이었죠. 그리고 공항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 창피했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만난 베트남 사람들은 정말 천사인 것 같아요! 제 가방이 떨어진 순간! 각자 다른 일을 하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제 가방을 다시 카트에 올려주었답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죠? 첫 인상이 중요하다고. 이 말을 100%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제게 이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요새 저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언제나 밝게 인사하고 큰 소리로 베트남어 깜온(감사합니다)’을 외칩니다. 덕분에 집을 구할 때 도와준 부동산 언니랑 헬스장 트레이너 동생이랑 친구가 되어 베트남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답니다!



자전거와 자동차가 질서있게 움직이는 호치민(시) 거리




제 학교생활 궁금하시지 않나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년 아이들이 있습니다. 해가 일찍 뜨고 부지런한 베트남 사람 덕분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에 아침 740분까지 온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학생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는데 학생들이 많아 스쿨버스가 20여대 이상 있는 것 같고 이 버스들이 같은 곳을 아침에 2번 돈다는 것이에요. 한 달 째 이 모습을 보고 있는데 정말 신기해요! 학생들이 많아서 굉장히 복잡할 것 같은데,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 마다 ~ ~’하며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답니다.


이곳은 고산중학교와 달리 한 학급에 35명 정도 있어요. 처음에는 학생들이 눈에 다 들어오지 않아 당황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제게 선물처럼 다가온 이 아이들과 함께 매일 같이 기분 좋게 생활하고 있답니다.(우리 고산중 친구들 서운해 하면 안됩니다!)



송유란 선생님이 베트남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학생들과 브이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 한국과 또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요. 여기는 격주 토요일에 동아리 활동을 한답니다. 그래서 전 격주 토요일마다 학교를 출근해요. 제가 고산중에서 했던 사진부(잡지만들기부)를 이 곳에서도 개설했는데 정말 많은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고 제 동아리에 가입해줘서 올해 호치민에서도 1호 잡지를 만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산중 친구들과 만든 잡지 삶은중을 이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정말 잘 만들었다고 아이들이 감탄을 하더군요. 우리 고산중 친구들 자랑스럽습니다.


정말 많이 그립습니다. 아침마다 교실에 들어가면 반갑게 인사해주었던 1학년 1반 친구들, 수업 시간에 항상 웃으며 들어오던 내 학생들! 정말 보고 싶습니다. 이런 감정은 제가 여러분을 떠났기에 더 간절히 느껴지는 감정일 테지요. 고산에서 2년 근무했지만 언제든 기회가 되면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고산에 있는 친구들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봅니다. 사실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짧게 한마디 하고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가 있지요.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보는 사람과 그냥 생각만 하는 사람으로 나눠지구요. 하지 않고 후회하는 삶보다 후회하더라도 덜 미련이 남게,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실천해보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우리 다시 볼 때까지 서로 마음도, 몸도 건강하게 잘 지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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