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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할매들 인생손글씨 ‘할미그라피’ 출판기념회 가져2017-01-09

완주 할매들 인생손글씨 ‘할미그라피’ 출판기념회 가져

완두콩, 문해교실 할머니들 손글씨 모아 책 할미그라피 펴내

완주할매들의 작은 출판기념회

 

 

산후조리 꿈도 못 꾸고/하루종일 물속에서 다슬기를 잡다보면/젖이 퉁퉁 불어/하루종일 배곯고 있을 아이 생각이 나네/ 중략 /글자모르는 걸 들킬새라 발만 동동/하염없이 버스 기다리다 막차를 타네/내 새끼들 배곯리지 말자/이 악물고 다슬기 잡아 파느라/정작 내 새끼들 뱃속에선/쯜쯜쯜 시냇물 소리가 나네.

고산에 사는 김계순 할머니가 자작시 다슬기사랑을 낭송하자 카페 안은 숙연해졌고 일부는 남몰래 눈시울을 훔쳤다.

그 세월 견뎠더니/이제는/글자보고 버스 타고/글자보고 화장실 가녜.

할머니의 낭송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완주 할매들의 인생손글씨 할미그라피출판기념회가 6일 오전 11시 고산미소시장 카페 The 다락에서 열렸다. 미디어공동체완두콩협동조합(이하 완두콩)이 펴낸 할미그라피는 뒤늦게 한글을 깨친 문해교실 할머니 스물한 분의 손글씨와 그에 얽힌 솔직담백한 인생을 담고 있다. 이날 낭송한 김계순 할머니의 다슬기 사랑도 이 책에 실려 있는 작품이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 한 자루, 지우개와 공책을 밥상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침침한 눈 비벼가며 비뚤배뚤 눌러쓴 가슴 속 이야기 스물한 편. 할머니들의 손글씨는 시가 되고 노래가 되었다. 그림솜씨를 뽐낸 분들도 있다. ‘할미그라피표지그림은 유한순 할머니의 작품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한글교실 가는 날은 헐헐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라가는 것 같다는 봉동읍 이옥지 할머니와 자다가도 생각나면 시를 쓴다는 고산면 인금순 할머니, 평생학습 북적북적 페스티벌에서 골든벨을 울린 삼례읍 이정희 할머니 등 10여명의 저자들이 나와 독자를 만났다. 고산 외율마을로 귀촌한 황병권씨가 하모니카 연주로, 화산 석천마을 안재학씨가 대금 연주로 이날 행사를 함께했고 완주공동체지원센터 손우기 팀장은 사회를 봤다.

완주군 교육아동복지 김영숙 과장은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깨치신 어머니들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게 된 거 같아 뿌듯하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우리의 어머니들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위)고산 외율마을로 귀촌한 황병권씨가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중간)고산에 사는 김계순 할머니가 직접 쓴 시를 낭송하고 있다.  (아래)화산 석천마을 안재학씨가 대금 연주를 하고 있다.

 

할미그라피는 할머니의 방언인 할매와 캘리그라피의 합성어로 완두콩이 동명의 소식지에 매달 연재하고 있는 기획물이다. 김윤주, 장미경, 최성우, 김병진 등 지역의 젊은이들이 이 코너의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다. 이용규 완두콩 대표는 글을 읽고 쓰는 게 자연스러운 요즘 세대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고 또 행복한 일인지 잘 알지 못할 것이라며 이 찡하고 아련하고 또 가슴 따뜻한 할머니들의 새로운 날을 함께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판매수익금은 할미그라피2’의 고료와 제작비로 쓰인다. 책값 13,000. 문의 010-6679-7790.

 

 

출판기념회를 찾은 독자들이 할머니들에게 저자 사인을 받고 있다.

 

 

 

저자: 완두콩

책값: 13,000원

구입문의: 010-6679-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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