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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잔치 열렸네"...용진 신봉마을 마을잔치 2016-10-31



신명나는 우리가락에 직접 만든 무성영화까지

잔치잔치 민요잔치 열렸네~

용진 신봉마을 마을잔치 열린 날

 

 

♪♬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 ♩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

 

마을 어귀에서 구수한 트롯트가 들려왔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할머니들이 마을사람들 앞에서 트롯트, 민요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지난 1015일 완주군 용진읍 신봉마을에서 가을맞이 신봉 민요잔치가 펼쳐졌다. 마을에서는 매해 가을걷이 중간에 잔치를 열고 있다. 아낙들은 전을 부치고, 황금 들녘을 둘러보고 돌아온 남정네들은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켜며, 할머니들의 흥겨운 민요 자락을 들으며 풍성한 가을을 만끽했다.

 

할머니민요합창단 등 여러 공연이 이어졌다. 

 

마을잔치는 할머니민요합창단의 농부가를 시작으로 이종덕 교수의 섹스폰 연주, 유현순 강사의 민요, 이연식 교수와 수강생들의 설장고 공연으로 이어졌다. 가을이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은 석양빛이 더해져 장관이었다.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자 이날 잔치의 하이라이트인 영화상영-각시방에 불을 켜라가 시작됐다. 그 시절 차르르르~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 대신, 마을회관 담벼락에는 스크린이 설치되고, 빔프로젝트의 빛이 반짝거렸다.

 

각시방에 불을 켜라는 완주군의 마을공동문화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3개월동안 신봉마을 사람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촬영·연기·편집 등을 맡아 완성한 무성영화다. 어르신들이라고 얕보면 곤란하다. 신봉마을은 2014신봉청춘뉴스로 서울노인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베테랑이다.

 

영화는 농촌 어르신들의 순박한 애정 이야기를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관객들은 요즘에는 찾아보기도 힘든 흑백영화와 변사의 맛깔나는 해설로 어르신들은 60~70년대로 추억여행을 떠났다.

 

일 밖에 모르고 무뚝한 한 억만 아저씨, 열여덟 살에 시집와 혼례도 못 치르고 고생만 한 옥순 아줌마는 우리네 부모님을 연상시켰다. 버터맛 팝콘 대신 삶은 옥수수를 들고 온 할머니들은 웃음보를 몇 번이나 터뜨렸다. 이야기에 몰입한 백발의 할아버지는 에이 이놈의 세상이 어떻게 될려고하며 혀를 차기도 했다.

 

마을의 소란스러운 잔치소리에 강아지들도 밖을 내다본다.  

 

 

아들과 며느리, 손주와 함께 하는 첫 시사회. 주연을 맡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처음에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어색한 연기에 수줍어했지만, 이내 무릎에 손녀를 앉히고, 일흔 살 인생 첫 영화 데뷔를 즐겼다.

 

이억만 역을 연기하며 신봉의 로맨틱가이’, ‘완주의 리암니슨별명을 얻은 강공식 할아버지는 영화를 제작했던 지난 3개월이 참 재미있었다마을이 단합하고, 귀농·귀촌자들과 젊은세대, 기성세대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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