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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촌, 다시 마을이 되다] 5년 전 귀촌한 노인회장 부부 2016-10-31

[고산촌, 다시 마을이 되다] 5년 전 귀촌한 노인회장 부부



 

"좋은 공기 좋은 사람들,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5년전 귀촌한 정용관, 양복순 부부

 

 

퇴직 후 지낼 곳을 찾느라 전국을 뒤졌다. 결국 아는 이가 대둔산 고산촌마을을 권했다. 어느날 찾은 고산촌마을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다음날 곧바로 계약을 맺었고 정용관-양복순(69) 동갑내기 부부는 고산촌마을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이 고산촌마을에 정착한지도 5년이 흘렀다.

 

보세요. 앞에는 대둔산이 훤하게 보이죠. 뒤에는 천등산이 듬직하게 버티고 있잖아요. 얼마나 좋습니까.” 남편 정용관씨는 고산촌마을 자랑에 침이 마른다. “여기 사람들은 여그 좋다는 것을 잘 몰라요. 평생을 살아서 그러겠죠. 우리가 참 좋은 곳이라고 하면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거죠.”

 

부부는 지금 생활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그동안 평촌마을에 편입돼온 고산촌이 올해 행정구역상 독립 마을로 분리되면서 정씨는 노인회장까지 맡았다. 명색이 초대 노인회장이다. “아는 것도 없는데 걱정이에요. 그래도 마을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장하고 상의해서 잘 해야 되지 않겠어요.”

    

(위) 잘 정돈된 부부의 집. (아래) '맥가이버' 정용관 노인회장이 직접 만든 부엉이 3마리.

 

 

동네 맥가이버, 노인회장

특별한 농사를 짓지 않는 정씨지만 그래도 하루해가 무척 짧다. 손재주가 뛰어나 마을에서 그를 찾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정씨는 조각과 목공을 취미생활로 즐기고 있는데 투박하지만 친근한 나무탁자를 비롯해 잘 다듬어 놓은 돌조각들이 집 마당 곳곳에 놓여 있다. 부인 양복순씨의 디스플레이 솜씨가 더해져 마당과 골목은 소담하게 아름답다.

 

이렇듯 빼어난 손재주를 자랑하니 어느 때부터인가 노인회장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심지어 산에서 내려오는 멧돼지를 퇴치할 도구를 만들어달라고까지 할 정도다. 지금의 집도 그가 손수 짓다시피 한 것이다. 그러니 그의 손재주는 이미 5년 전에 증명된 것이다. 고산촌 모정에 있는 나무현판도 그가 다 새겼다. 마당 한 편에 서 있는 작은 비닐하우스가 그의 작업장이다. 이곳에 온갖 장비가 다 있다. 젊었을 적에는 사진에 빠져 살아 관련 장비도 꽤 된다. 요즘은 뜸하지만 풍경과 시골어르신들 사진을 간간히 찍고 있다. 양씨는 이 양반이 손재주가 좋아 이것저것 잘 만든다며 슬쩍 자랑했다.

    

(위) 집앞 작은 텃밭에 먹을만큼 심어놓은 배추 등. (아래) 부부가 마당에 널어놓은 고추를 만지고 있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농사꾼

부부는 최근 수확한 들깨를 털었다. 수확량은 4kg쯤 되니 들기름 몇 병 짤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양씨는 참깨는 1kg 수확했다. 우리 깨소금 해먹을 것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에 마당 외에 이렇다 할 밭이 없다. 그래도 가끔 동네사람들이 요청하면 곶감 깎는 일이나 이런저런 일 거들면서 농사 배우랴 마당 밭 일구랴 이래저래 하루해가 짧다.

 

좋은 공기 먹고 사니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여기서 대둔산 꼭대기가 보이는데 눈 내린 대둔산은 정말 아름다워요.” 부부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이 즐겁다. 그리고 좋은 이웃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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