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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우핑여행기] 스페인 남부의 작은 마을 마리날레다<6>2016-08-08

[김다솜 우핑여행기] 스페인 남부의 작은 마을 마리날레다<6>

 

‘마리날레다’ 인간을 위한 도시를 건설할 것

 

작은 마을에서 도시로
소박하고 여유로운 질서가 문화로 자리 잡은 마을과 안녕하고. 마지막 여행지로 떠나려고 한다. 아침 첫차를 타야 했기에 좀 더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마을 초입 까지 가기 위해 어두운 새벽 산행을 하기로 했다. 앞이 깜깜해 보이지 않는 이 숲길을 1시간가량 걸어 넘어가는 일은 여간 두려운 게 아니다. 10여 분간 걸었을까 저기 저 멀리 아래 산길에서 작은 불빛이 반짝인다. 아무래도 저 차를 잡아 얻어 타야겠다는 생각에 산길이 아닌 도로 길로 10여 분간 다시 걸어가니 이번엔 바로 뒤에서 불빛이 반짝 거린다. 다행히 한 총각의 차를 얻어타길 성공! 시내로 나가 며칠은 묵은 뒤 작은 유토피아로 불린다는 마을로 갈 것이다.

 

 

‘마리날레다’, 평화를 위한 마을을 건설할 것

‘우리는 이상한 마을에 산다’ 라는 책을 읽고선 무작정 찾아가기로 결심한 스페인 남부의 작은 마을 ‘마리날레다’. 12년간 농민을 위한 토지쟁취 행진을 통해 땅을 얻었고 이후 작은 자치지역을 형성한다. 실재하는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는 이 도시의 시장 고르디요는 일자리, 주거, 주민 집회를 통한 직접 민주주의를 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로 꼽는다.

 

실제로 인구 2724명이 살고 있는 이 작은 도시에서는 협동장에서 하루 6시간30분을 일하며 올리브 생산, 가공 등의 노동으로 실업률 0%를 달성하고, 시민 모두 동일한 임금을 받으며 생활한다. 뿐만 아니라 한 달에 2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누가 봐도 멀쩡하고 깨끗한 주택을 얻어 생활한다. 개인 소유와 매매가 불가능 하지만 그 집에 평생 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스페인 경제가 하락했을 때 당시 단 한명의 실업자 없이 자치지구를 건실히 운영 하였다. 유럽 및 세계에서 실업률 싸움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건재한 자치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상을 실현하는 ‘고르디요’와 악수하기
헌데 책과 기사로만 본 이 꿈만같은 도시를 찾아가기 위해 교통편과 숙박을 알아보았지만 도통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 세비야와 108km 떨어져 있다고 하니 일단 세비야로 가기로 한다. 버스 터미널의 창구 직원에게 마리날레다는 어떻게 가야해요? 라고 물으니 피식 웃으며 거기는 왜 가려 하냐며 질문한 내게 되려 질문을 한다. 짧은 영어로 둘러대니 마리날레다로 가는 차편을 알려준다.

 

아무래도 막차를 타고 세비야로 다시 돌아오는 방법은 없는 것 같고, 숙박 정보를 도통 찾을 수가 없으니 혹여나 숙박업소가 없다면 벤치에서라도 노숙을 하겠다며 다짐하고 버스를 탔다. 수많은 경유지가 있어 때마다 버스 기사에게 여기가 마리날레다가 맞냐고 물었더니 드디어 한 곳에서 버스 아저씨가 내게 손짓 한다.


나와 비슷한 차림과 배낭을 맨 한 명의 여성이 나와 함께 버스에서 내린다. 눈빛을 보니 아무래도 나와 같은 처지인 듯하니 대뜸 말을 걸어보기로 한다. 역시나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서 자야하는지, 밥은 어디서 먹어야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는 김다솜 같은 독일 언니. 서로의 처지가 너무 똑같아 한바탕 웃으며 이 작은 마을 같은 도시를 꼼꼼히 걸어보기로 한다. 스페인어를 잘하는 독일 언니 덕에 마을주민에게 물어물어 숙소를 구하고 협업농장에서 노동자를 만나고, 공공 주택과 공원을 둘러보고, 시청에서 이 마을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에 있는 이 도시의 시장이자 혁명가 고르디요와 악수하는 것!

 

모두가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그들의 실험은 단지 모두의 일자리와 주거를 공평하게 제공 받았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마리날레다가 이상적으로만 느껴지는가? 시민과 인간으로써 누려야할 당연하며 단순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이라 평가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살고 있는 것뿐이다.

 

* 글쓴이 김다솜은 완주에서 무작정 살고 있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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