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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우리집 막둥이 장가갔어요2016-04-05

[마을소식] 우리집 막둥이 장가갔어요

 

3월의 마지막 토요일 철부지 같던 동생 막둥이가 장가를 갔습니다. 결혼식 3일 전부터 동네잔치를 위해 앞집 뒷집 건너 집 아주머니들이 음식 장만으로 온 집안이 떠 들썩 했습니다.

미라엄마는 좋것어. 이제 시집 장가 다 보냈으니 홀가분허제?”

아이고~ 그려 감사하지 요즘 같은 세상에엄마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정신없어 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은 숨길 수 없나봅니다.

김치도 담그고 갈비도 제고 맛난 음식들이 온 동네 분들 드실 수 있게 넉넉히 준비되어 갔습니다. 언니와 저는 주방 구석부터 시작하여 화장실, 현관까지 반짝 반짝 윤이 나게 청소를 하였습니다.

 

결혼식 전날 아침부터 부득이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며 미리 축하해 주시는 손님도 계십니다. 요즘은 시골도 직장인이 많아 저녁식사에 동네 분들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오랜만에 동네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미라 아부지 축하해요, 제 술 한 잔 받으셔야죠?”

 

아빠의 잔이 비우기 무섭게 채워져 갑니다. 오늘 만큼은 마셔도 된다는 듯 기분 좋게 취하십니다. 결혼식 날도 아닌데 손님이 100명을 넘깁니다. 손님들은 보내고 나니 밤 9시가 넘어가고 설거지는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그래 언제 또 이런 손님들을 대접해 보겠니?’ 라는 생각에 뽀드득 뽀드득 뒷정리도 말끔히 해치웠습니다. 다 정리하고 가족끼리 거실에 앉았는데 띠띠띠띠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와 함께 새 신상신부가 들어옵니다. 남동생의 사업장일이 밤늦게 끝나 이 시간에 퇴근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결혼식 전날인데 너무했다 싶습니다. 내일봐도 되는데 오빠 따라 왔다며 인사를 온 새 올케도 예뻐 보입니다.

 

온 식구가 피곤에 단 잠에 빠져들고 드디어 결혼식 당일이 되었습니다. 오후 5시 예식이라 아침부터 목욕탕에도 다녀오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올리고 곱게 화장도 하고 한복도 예쁘게 차려입었습니다.

3시 반 예식장에 도착했는데 우리들 보다 먼저 도착한 손님들도 계십니다. 부모님들은 딸 셋을 시집 보내본 경력이 있으셔서 인지 서로 눈빛으로만 주고받으며 손님들과 악수하고 축하를 받으십니다. 평소에 찾아뵙지 못했던 친인척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 뵈니 기쁨은 배가 되었습니다.

 

결혼식이 시작되고 맨 앞줄 손님 석에 앉아 남동생을 바라보았습니다.

신랑입장!” 사회자의 호명에 남동생이 늠름하게 걸어옵니다. 내 동생 장가가는구나하는 생각에 뭉클함이 눈물로 맺힙니다. 시작하는가 싶던 결혼식이 마치고 난생처음 온 가족이 모여 가족사진도 찍어봅니다.

폐백은 드려보기만 했지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 새 올케에게 어떤 덕담을 해야 할지 몰라 진심을 다해 고백해봤습니다.

올케, 우리가족이 된 걸 환영해, 그리고 정말 감사해

 

이제는 동생 한명 더 생겼다는 생각으로 챙겨보리라 다짐을 해봅니다.

결혼식을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와 서로에게 수고의 인사를 건네고 차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동안 늘 자랑해왔던 우리 집안의 형제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마음 깊숙이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파이팅!”

 

/박미선 마을기자(봉동 서두마을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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