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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솜 우핑여행기] 또 다른 모습의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3>2016-04-05

[김다솜 우핑여행기] 또 다른 모습의 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lt3>

 

한동안 얻어 자고 먹던 여행을 뒤로하고 프랑스에서 독일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짧은 영어로 다음에 갈 숙소를 예약하고 언제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며 언제나 그랬듯이 걱정과 불안한 맘을 안고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도시라 불리는 곳에 가보기로 하였다.

 

숙소에 짐을 맡기고 거리로 나오니 10대 학생을 포함한 시민 500여명이 커다란 도시의 거리를 가로막고 행진을 하고 있다. 못난 짜투리 천과 박스등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당연 인상적이여서 쫄래쫄래 따라 다녀 보기로 하였다. 독일어로 쓰여진 피켓을 읽어 보지만 읽힐 턱이 있나, 어여쁜 꼬마 아가씨에게 행진을 하는 이유를 물으니 세계평화를 위해서요라고 답한다. 여기저기 물어 알고보니 시국에 대한 비판과 이 도시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초중고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들이 참여한 거리 행진이라고 한다.

 

참가자의 90%가 초중고 학생들이라는 우리로썬 상상할 수 없는 집회 문화는 물론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한 집회 문화와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집회의 꽃인 촛불은 종이컵 초가 아닌 각자의 집에서 들고 나온 듯한 양초들이었고, 시청광장을 수 놓는 일명 차벽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작은 경찰차 2대과 10명정도의 무장없는 경찰들이 시민들을 호위하는 척 콜라를 마시고 시민들과 담소를 나눈다. 간혹 행진하는 무리들을 위해 달리는 전차를 세우는 등 진정 경찰다운 면모를 보이곤 했다.

 

3일 뒤 같은 풍경으로 20대 청년들이 이 거리를 점령하였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아름다운 지구봉과 피켓을 들고 있었고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집회를 하는 듯이 보였다. 투박한 싸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문화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은 아름다운 집회의 모습은 당연 인상적이다.

 

(위)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이 '세계평화'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아래) 도시 공공 텃밭.

 

착취당하는 자연과 사람들을 위해 시도때도 없이 행동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이 도시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어엿한 도시 답게 온갖 쇼핑센터들이 줄줄이 서있지만 도시 곳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시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과 실천들이 묻어나있다. 예쁜 처녀총각들이 꽁꽁 얼어버린 손과 빨간 볼을 비비며 자전거를 타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전거 주차장에 파킹을 한다. 자전거와 함께 차 대신 소음이 없고 운치 좋은 전차들이 천천히 도시를 달리며 대부분의 전기 에너지는 태양을 통해 얻는다. 곳곳에 공공 텃밭을 설치해 두고 조경으로 사용하니 웅장한 도시 속에 소박한 도시민들의 삶이 느껴진다.

 

탄소 제로를 꿈꾸는 이 도시는 수로 및 바람길을 만들어 도시 생태를 정화 할 수 있는 방법들로 설계되어 있음을 물론, 주택 단열, 대체 에너지, 공공텃밭, 생태적 일을 도모하는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공공정책으로써 도시와 사람을 재생 시켰다. 무분별한 개발과 다양한 형태로 인간을 착취하는 구조를 넘어 자연과 인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이 곳은 시민들의 요구와 정치가 조화롭게 형성되어 왔음에 놀랍다. 도시와 자연, 정치와 시민, 이상과 현실, 등 대립적이라 여겨지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참 매력적일 수 밖에.

 

/글쓴이 김다솜은 완주에 귀촌해 여러가지 일로 먹고 사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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