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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케이블카 승무원들2016-04-05

대둔산 케이블카 승무원들

올해 새로 교체된 케이블카.

 

 

봄이 왔으니 산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아 졌다. 마음속으로 지도를 펼치고 완주의 산들을 그려본다. 동쪽으로는 연석산. 남쪽으로는 만덕산. 서쪽으로는 모악산. 북쪽으로는 대둔산이 버티고 있다. 산마다 서로 견줄 수 없는 매력이 제각각이지만 대둔산은 1977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 되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 우며 매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산 자체의 매력 때문에 찾아오는 이들도 많지만 대둔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케이블카. 완주의 여느 식당에 들어가 벽면에 걸린 사진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분명 발견할 수 있다. 대둔산 중턱을 오르고 있는 케이블카 사진을.

 

19901111일 운행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사고 없이 오르내리고 있는 케이블카. 이곳은 대둔산 도립공원과는 별개로 양지대둔산삭도라는 개인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삭도라는 생소한 말도 알게 됐다. 사람이 다니는 곳은 인도. 차가 다니는 곳은 차도. 공중에 연결된 줄로 다니는 길이니 동아줄 삭()를 써서 삭도라고 부른다.

 

곳 회사는 영업운영팀, 기술점검팀, 사무지원팀 세 분야로 나눠져 있고 대표 포함하여 총 2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연중무휴 오르내리는 관광 케이블카지만 고객의 안전이 중요하기에 2~3년에 한번 꼴로 한 달 정도 휴업을 하고 집중적으로 기술점검을 한다. 게다가 올해는 10년 동안 운행한 케이블카를 새 케이블카로 교체하는 시기이다. 차도 10년 정도 타면 세 차로 바꾸듯이 케이블카도 마찬가지다.

 

케이블카를 타고 중턱까지 오르는데 보통 5분정도 소요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것도 역시 줄에 의지해 공중부양하는 비행이다. 이 케이블카에 승무원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아실까. 대둔산 케이블카의 꽃, 영업운영팀 승무원들을 만나봤다.

 

 

4월8일 첫 운행을 앞두고 새케이블카 앞에서. (왼쪽부터) 승무원 강은숙, 김명순, 정진선.

대둔산 모습.

 

멀미약 먹어가며 케이블카를 타다

310일부터 47일 까지 설비교체작업과 기술점검으로 임시휴업을 한 상태라 한가하게 승무원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분들 역시 업무지원으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케이블카 역사 환경정리, 역사 내 카페운영일 뿐 아니라 요즘은 본의 아니게 매일 등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입사 2년차 영업운영팀장 이은주씨로부터 요즘 진행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공사기간이어서 케이블카가 움직이지 않아요. 상부 역사에 일하고 있는 직원들 식사를 해야 하는데, 저희 영업팀에서 지원을 나가는 거죠. 3인 일조로 중턱 상부 역사까지 걸어가서 거기서 밥해먹고 오는 거죠. 처음에는 걱정했어요. 어떻게 매일 거길 오르내리나, 근데 매일 가니까 좋더라구요. 살도 좀 빠질까 기대를 했는데 산을 오르내리니까 밥맛이 좋아져서 평소보다 더 먹는 것 같아요.”

 

경치 좋은 곳에서 매일 케이블카를 타는 일을 하니 좋지 않냐고 관광객들이 묻곤 한단다. 입사 2년차 김명순씨는 케이블카 승무원일 하며 1년 동안 고생한 이야기를 해줬다.

 

멀미와 고소공포증으로 고생 좀 했죠. 적응하는데 1년은 걸린 것 같아요. 지금도 바람이 좀 심하게 불면 약간 두려움이 있어요. 처음에 입사했을 때 케이블카 타고 어지러워서 쓰러지기도 했죠. 화장실가서 오바이트도 하고. 그런데 고객들 앞에서 아픈 기색을 낼 수 없으니까 몰래 멀미약도 먹기도 했죠.”

 

올라가는데 5분인데 무슨 멀미냐 하겠지만 성수기 때는 2시간동안 흔들리는 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약도 소용없다. 그럴 땐 그저 시선을 멀리 두고 탁 트인 대둔산을 바라보는 수밖에. 승무원 포함해서 51명이 케이블카에 탈 수 있는 최대정원이다. 성수기 때는 발 딛을 틈 없이 케이블카가 사람으로 가득 찬다. 사람들의 불평불만을 오롯이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들도 역시 승무원들이다.

 

오른쪽부터 김명순, 정진선, 문소영, 강은숙, 사무지원팀

 

대둔산의 넉넉한 품이 있어

입사 14년차 영업운영팀 최고참 김근하씨는 매표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한 사람 들어가면 꽉 차는 작은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했다. 카드보다는 현금을 사용하던 시절이라 성수기 때는 쌓인 지폐를 세느라 엄지손가락에 쥐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교대 근무자도 있고 주 5일 근무로 한결 수월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 상대하는 일은 힘들다고 한다.

 

영업운영팀의 주 업무 네 분야로 구분된다. 매표, 검표, 승무원, 카페운영. 직원 채용할 때도 분야로 나눠 채용했는데 몇 년 사이에 시스템이 바뀌어 영업운영팀 구성원이 모든 업무를 돌아가며 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들을 직접적으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고충이 많다. 승무원 업무로는 최고참 입사 8년차 강은숙씨는 고객들을 응대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보통 취객 분들이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하죠. 승무원들을 낮춰서 대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럴 땐 언짢죠. 그런데 감정적으로 대꾸하면 일이 커져요. 그래서 은근한 말투로 웃으면서 한 마디 하죠. ‘여기 풍경 좀 보세요. 저거 다 보고 가기에도 짧은 시간인데 이 풍경이 아깝잖아요.’ 그럼 시끌벅쩍 하다가도 조용해지죠.”

 

멀미가 날 때도, 고객들에게 부대끼고 마음이 좋지 않을 때도, 모든 것을 받아 주는 것은 대둔산의 넉넉한 품이다.

 

입사 6년차 정진선씨는 이곳에서 일하기전 대둔산 케이블카를 두 번 타봤다고 한다. 남편이랑 풋풋한 연애시절에 한 번. 그와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네 식구가 되어 한 번. 그로부터 8년 후에 그녀는 이곳에서 승무원이 되어 대둔산을 오르내린다. 21살부터 산을 타기 시작해 전국의 안 가본 산이 없다는 김명순씨의 지인들은 입을 모아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쟤는 산에서 살 거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산에서 저를 자꾸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와요. 여기가 이제 내 마지막 직장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입사 5개월차 문소영씨는 지난 201611일 일출을 위해 새벽 530분에 특별 운영되었던 때에 미리 성수기를 경험했다. 일출을 보기 위해 방문한 인파 속에서, 선배들이 선수해준 성수기 대비 노하우가 있다. 바쁠 때는 볼일 없더라도 틈나면 무조건 화장실을 갈 것. 그리고 체력 보충을 위해 보약과 영양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 이제 한 달 동안 겨울잠은 충분히 잤다. 48, 매끈한 새 케이블카가 산을 찾는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홈페이지 안내]

양지대둔산삭도 http://www.daedunsancablecar.com/

전화안내

063) 263-6621~3

 

[이용요금 안내]

구분

대인

대인단체

어린이

어린이 단체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완주군민

왕복

9,000

8,000

6,000

5,500

8,000

편도

6,000

5,500

4,000

3,500

5,500

 

[운행 시간]

* 연중무휴

* 하절기 : 오전 9시부터 오후 18시까지

* 동절기 : 오전 9시부터 오후 17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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