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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완창마을 강창규, 서승의 어르신 별세
작성자 완두콩 작성일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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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창규 어르신

 

또한번 갑작스런 이별

 

서승의 어르신은 남편을 따라와 완창마을에서 30여년간 터를 잡고 사셨다. 연세가 많으신 남편은 몇 년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셨고, 그동안 어르신은 쓰레기장 청소, 마을청소 등 노인일자리 사업인 공공근로일을 하시면서 생계를 꾸려나가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건강하시던 어르신이 눈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다치시고 꼼짝도 못하시게 되셨다. 몸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니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얼마 후에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그리고 엊그제 완창마을의 또 한분과 이별을 해야 했다.

강창규(62) 아저씨는 마을 임원으로 2년 동안 정보화마을 일까지 참석하셔 꾸준히 도와주고 솔선수범하는 분이셨다. 고사리 농사를 하시면서 운주지역에 고물 등을 팔아 생계를 꾸려나가시던 분이셨다. 부인은 9년째 한 식당에서 일을 하셨는데 뇌에 혹을 발견해 뇌수술을 받으셨다. 그리고 정밀검사를 하던 중 간암과 폐암 진단을 받았다.

 

몇 차례 항암치료도 받으시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좋은 생각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남편의 사랑으로 호전되는가 싶더니 항암치료를 몇 번 더 해야 하겠다는 의료진에 말에 부인은 물론 아저씨조차도 기운이 빠져서 기력이 없었다.

 

아저씨는 매일 아침이면 우리 사무실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곤 하셨다. 내가 잠깐 농가를 다녀온 사이 그날 아침에도 변함없이 사무실에 아저씨가 왔다간 흔적이 있었다.

 

전화를 걸어 아저씨 왔다갔어요?” 했더니 어떻게 알았어?” 하시는 거다.

다이어리랑 볼펜 놓고 가셨네. 커피 마시러 오셔요”.

그랴~ 지금 갈게.”

 

사무실로 오신 아저씨의 새로 산 휴대폰에는 가족사진이 있었다.

딸 한명과 아들 둘 자제분들도 잘 낳으셨네.“

시집장가를 보내야 할 텐데 걱정이여.”

부인이 아프고 다시 항암치료를 한다는 말을 하신 날부터 계속해서 안색도 안 좋고 걱정이 됐다.

 

그날 이후 나는 아저씨를 보지 못했다. 6시쯤 퇴근하는데 한통의 전화가 왔다. 아저씨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믿겨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 사무실에서 무언가 소리만 나면 문을 쳐다보곤 아저씨가 오셨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저씨가 돌아가시던 날, 나한테 도움을 청하셨으면 구급차라도 불러줬을텐데... 자꾸 내가 잘못 한 거 같아 속상하다. 34일이 발인이다. 하지만 오늘 역시 아저씨가 사무실에 올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 옆에는 아저씨가 선물로 주신 노트와 쌍둥이를 주면 좋아할거라며 주신 스티커 그리고 볼펜들이 그 자리 그대로 있다. 사무실에서 쓰는 모든 문구는 아저씨가 고물을 주으면서 새거다 싶으면 가져다 주신 것들이다. 비록 고물 속에서 나온 것이지만 항상 고마워하며 받았던 물건들. 아저씨 생각에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이현주 마을기자(완창마을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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