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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장계곡의 여름] 면소재지 가려면 도랑만 23개 건너야 했던 오지2015-08-12

[운장계곡의 여름] 면소재지 가려면 도랑만 23개 건너야 했던 오지

검태마을에 사는 임동영씨가 운장계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면소재지 가려면 도랑만 23개 건너야 했던 오지

 

20년 전 진안 가는 도로나면서 "물 좋다" 입소문

태풍 매미 피해 후 정비사업으로 지금 모습 갖춰

 

검태마을 임동영씨에게 듣는 운장계곡

완주군 동상면의 마지막 마을이자 운장산과 연석산의 골짜기가 만나 운장계곡이 시작되는 검태마을. 이 마을에서 임동영(59)씨는 7대째 살고 있다.

 

임 씨가 사는 이 곳은 운장계곡의 최상류 지역에 있다 해서 상검태 마을이라 불리기도 하는 해발 500m가 넘는 고지대 마을이다. 예전에는 20가구 이상이 살던 마을이지만 지금은 5가구 정도만 살고 있다.

그땐 도랑을 23개 넘어서 2시간 정도 걸어 나가야 면 소재지까지 갈 수 있었어요. 누가 아프면 지게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눕혀서 나가야했죠. 이 계곡이 지금이야 운장계곡이라 불리지만 우리 원주민들한테는 마을의 이름을 따 검태계곡이라 불렸죠.”

 

이 오지마을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또 한 번 오기도 힘든 곳이었다. 검태마을로 올라오는 길은 여전히 지적도에도 없는 좁은 길. 그런 이 곳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 진안 주천면으로 통하는 도로가 나면서부터다.

도로가 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물이 좋다며 하나둘 계곡으로 오기 시작했어요. 배고프다고 먹을 걸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음식점도 생겨나기 시작했고요. 그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짐승을 키우거나 화전을 일구며 살았죠.”

 

운장계곡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입은 수해 이후 계곡 정비사업이 이뤄졌고, 그 이후 지금처럼 말끔한 계곡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이 계곡이 좋지만 수해가 나기 전에는 훨씬 더 좋았어요. 물도 좋았고, 경관은 또 얼마나 멋있었는지 몰라요.”

 

운장계곡의 시발점은 운장산과 연석산의 물줄기가 만나는 골짜기다. 계곡의 뿌리가 되는 이 두 산은 서로 가까이 마주보며 시원한 물줄기를 만들어 낸다.

운장산과 연석산은 마주보고 있는 산끼리 빨랫줄을 걸어놔도 될 정도로 가까이 있어요. 빗방울이 완주군 쪽으로 떨어지면 만경강으로, 진안군으로 떨어지면 금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셈이죠.”

 



운장계곡 상류에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선녀탕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운장계곡 중에서도 물이 차가운 곳은 어디일까?

운장계곡의 물은 맑고 깨끗한데다 다른 계곡보다 차가워요. 햇빛을 보지 않고 오로지 땅에서만 나오는 생수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여름에는 북풍 바람이 밑에서 올라와 더욱 시원하죠.

운장계곡이 시작되는 복호골 부분은 올라가는 계단식의 협곡의 형태를 이루고 있고 물이 유독 차가워요. 저 아래 다래목부터는 이름처럼 물이 많아지죠.”

 

복호골 부근에서 발견한 집 없는 달팽이.

 

오염이 안 된 환경 덕분에 여전히 운장계곡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중태기, 피라미, 산메기 등이 살고 있다.

운장계곡이 시작되는 복호골을 찾아가면 그 옛날 나무꾼이 오갔던 길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그 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선녀가 나올법한 풍경의 선녀계곡이 있고요. 그쪽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죠. 오염되지 않도록 아끼고 잘 가꿔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장계곡을 앞에 두고, 나고 자라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운 그의 인생. 그에게 이 계곡은 살아가는 길이자,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며, 앞으로 살아갈 삶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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