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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만난 사람들] 삼우초 아이들 손 모내기2015-06-27

[논에서 만난 사람들] 삼우초 아이들 손 모내기

진흙범벅 아이들 장난치며 하하호호

 

삼우초 아이들 손 모내기

 

5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 고산면 어우리 들녘. 농악대의 신명나는 꽹과리 소리 뒤로 삼우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 마을주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써레질이 끝난 논에 아이들은 양말을 벗고, 바지를 주섬주섬 걷어 올리고는 발이 푹 빠지는 논으로 들어섰다.

 

삼우초등학교는 해마다 단오절에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손모내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도 학교 앞 차남호씨가 농사짓는 벼논에다 손모내기를 하게 된 것. 벌써 11년째다.

 

마을 주민이 모내기 줄을 잡았다. 모내기 줄은 흰색 또는 검은색 나일론 줄에 작은 빨간색 술(꽃)을 매달아 심을 자리를 표시한다. 논 양옆으로는 씨줄을 띠어 줄 간격을 맞추는데, 보통은 날줄 방향만 모가 나란하게 된다. 아이들의 모내기 지도는 원산마을에 사는 송광섭씨가 맡았다.

 

“자, 모내기하는 방법을 설명할 테니 잘 들어~.”
“모를 5포기 정도 들고 못줄의 검은 선에 맞춰 깊숙이 심어야 해. 얕게 심으면 모가 둥둥 뜨거든. 알았지.”

 

 

송씨의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은 모를 하나씩 심기 시작했다. 균형을 잘 잡지 못한 아이들은 질퍽한 논에 엉덩방아를 찧어 진흙범벅이 됐다. 장난 끼가 발동한 한 아이가 옆 아이를 밀치면서 엉덩방아를 유도하자 아이들이 잇따라 넘어지는 도미노 엉덩방아가 일어나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다. 못줄이 있지만 모가 갈지(之)자로 꽂혔다.

 

얼마 뒤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동작이 반복되자 허리를 콩콩 두드리는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고, 힘들어!”라며 앓는 소리를 내는 친구 덕분에 한바탕 웃음도 터져 나왔다. 물에 젖은 흙을 처음 만져본 아이들은 처음에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모를 심는 동안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손에 묻고, 손톱에 낀 진흙의 느낌이 이상했지만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모내기에 나선 아이들은 “손은 더러워졌지만 마음은 뿌듯해요. 벼들이 어서 쑥쑥 자랐으면 좋겠어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 사이 3, 4학년 아이들은 왕우렁이를 논에 집어넣는 체험도 했다. 이날 아이들은 새참 나눔활동을 통해 비빔국수를 나눠먹으며 자연스럽게 친밀감과 배려심 등을 기를 수 있었다.

 

백은총(2학년)군은 “농부들이 이렇게 고생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앞으로는 밥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잘 먹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 삼우초는 지난 2000년대 초 고산서초등학교와 삼기초등학교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학교다. 여기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교사들의 창의성과 자발성이 존중되는 학교를 꿈꾸던 선생님들이 한두 분씩 오시면서 학교가 변하기 시작했다. 지역을 지키며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땅기운쌀작목반’의 논을 빌려 아이들이 모를 심고, 우렁이를 풀어 친환경 생태학습을 가능하게 했다. 유치원 때부터 시작한 모내기로 고학년들은 모심기의 달인이 된다.


 

모내기 팁

 

제초방법
모내기를 마친 뒤에는 제초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풀을 잡는 방법은 모내기 전후 제초제를 뿌리는 화학농법과 우렁이, 오리농법이 있다. 지금은 조류인플렌자 등을 이유로 오리농법은 거의 쓰지 않고 우렁이농법이 많이 활용된다.

 

벼의 생장주기
벼는 보통 모내기를 마친 뒤 110~120일 사이에 수확한다. 6월 초 중순에 모내기를 하면 10월 중순경부터 수확에 들어간다. 못자리 기간을 합하면 6개월 정도가 걸린다.

 

친환경 퇴비법
모내기 전에 퇴비를 안 넣어도 된다. 거름이 너무 많아 벼가 잘되면 잘 쓰러지기 때문이다. 밑거름으로 유박(유기농 거름의 일종)이나 퇴비가 있다.

 

벼 수확 후 우렁이는 어떻게 하나요
우렁이농법에 활용된 우렁이는 자연사하게 놔둔다. 우렁이는 열대성 생물이기 때문에 겨울을 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완주에서 키우는 벼는?
지역의 농협마다 차이가 있는데 완주지역은 신동진, 새누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신동진벼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량도 많고 밥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점은 벼 키가 커 태풍에 약해 잘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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