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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모임, 씨나락 담그던 날2015-05-03

벼농사 모임, 씨나락 담그던 날

초보농사꾼들 이론공부 끝 “이젠 실전이다”

 

벼농사 모임, 씨나락 담그던 날

 

아침 7시 율곡교회에 고산으로 귀농귀촌 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열탕기 앞에 모인 10여 명의 사람들. 몇몇을 빼고는 다들 구경 중이다.

 

벼농사의 시작인 ‘씨나락 담그는 날’이다. 쭉정이를 골라내고 싹을 틔울 건강한 볍씨를 준비하는 것이다. 큰 고무대야에 계란 윗부분이 살짝 뜰 만큼 소금을 푼 후 볍씨를 넣고 젓는다. 그러면 금세 쭉정이들이 떠오르고 알이 찬 볍씨들은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볍씨에 묻어 있는 병균을 살균하기 위해 60도 뜨거운 물에 담가 소독한다. 관행농에서 사용하는 소독약과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함이다. 10분 동안 열탕한 뒤 즉시 찬물에 담가 식혀준다. 이렇게 소독한 볍씨를 찬물에 5일 남짓 12시간 간격으로 낮에는 찬물에 담그고, 밤에는 물을 빼는 ‘냉수침종’을 하면 싹이 튼다.

 

이날 첫 실습에 나선 사람들은 지난 12월 시작한 ‘벼농사 모임’ 회원들이다.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초보농부들이 주변에 물어가며 알음알음 짓다가 체계적으로 배워보자는 취지로 모였다. 이 소식을 듣고 벼농사를 엄두도 못 내던 새내기들까지 합류해 모두 18명이 참여하고 있다.

 

 

모임회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송광섭 선생님을 멘토로 모시고 격주로 모여 흙, 물, 씨앗, 벼의 성장과정과 한해 농사의 흐름을 배웠다. 농사란 요리 레시피처럼 ‘물, 거름 언제, 얼마를 투입 한다’고 정해진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상황과 조건에 따라 늘 달라질 수 있다는 아리송한 말씀에 늘 미궁 속으로 빠졌다. 그렇지만 결국 자연이라는 상황과 조건에 맞춰 생명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생명을 믿고 기다리세요. 우리가 기르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겁니다.” 마지막 이론 수업에서 우리 사부는 눈시울이 붉어져 ‘농심’을 이야기 했다.

 

앞으로 남은 공동작업 일정은 모판 만들기(포트모판 볍씨 파종), 못자리 설치작업이다. 초보농부들의 벼농사 도전에 응원과 기도를 보내 달라.

 

/이영미(고산 삼기리·육아공동체 ‘숟가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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