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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책이 좋아라] 자서전학교 졸업식 현장2015-05-03

[책, 책이 좋아라] 자서전학교 졸업식 현장

“잘난 사람만 자서전 쓰란 법 있나”

 

자서전학교 졸업식 현장


자서전 하면 대개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자서전 쓰기’ 강좌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특히 시니어들의 자서전은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전쟁과 가난 등 질곡의 현대사를 지나온 그들의 경험은 가슴 속에 담아두기엔 맺고 풀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느새 하얗게 눈꽃처럼 휘날리던 벚꽃잎이 지고, 빨간 철쭉이 활짝 핀 4월 24일. 골동품 특유의 오래된 냄새와 인쇄기계의 기름 냄새가 뒤섞인 삼례문화예술촌 책공방 한켠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머리가 희끗한 6명의 졸업생들은 해냈다는 자부심 탓인지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자리가 정리되고 8주간의 수업 과정과 젊은 날들의 빛바랜 사진들이 영상으로 보여지자 곳곳에서 눈물을 닦는 모습이 보였다.

 

졸업생들이 축하건배를 하고 있다.

 

완주군 ‘시니어 자서전 학교’는 6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3월27일부터 4월17일까지 주 1회, 2시간씩 삼례문화예술촌 안에 있는 책공방 북아트센터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첫 시간에는 그동안 만들어졌던 다양한 자서전을 보여주며 자서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없앴다. 이어 살아오면서 슬펐던 일, 즐거웠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짧게 써보는 작업이 이뤄졌다. 한 할머니는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사정상 그 꿈을 포기했을 때 마음 아팠던 일을 이야기 했고, 다른 할아버지는 어렵게 원했던 자격증을 땄을 때 기뻤던 기억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이를 기록·편집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강사는 글자 크기와 간격에 따라 책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표지와 제목은 어떻게 짓는 것이 좋은지 설명했다. 마지막 날에는 완성된 책을 가지고, 각자 마음에 드는 구절과 사진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어르신들의 구술작업을 함께한 고수진 강사(36)는 “강의시간에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이 모르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서로 동시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이다 보니 시대적으로 경험했던 일들에 대한 진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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