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귀촌했어요] 박일-김보영 부부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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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귀촌했어요] 박일-김보영 부부
저녁 있는 삶으로의 변화
“천천히 완주를 알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고 싶어요.”
박일(35)·김보영(31) 부부는 지난 8월 중순께 완주 고산면에 터를 잡았다. 완주로 내려온지 이제 2달여 남짓, 아직 안 가본 곳도 많고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귀촌 새내기이다.
부부는 서울에서 내려왔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박일씨와 비영리법인에서 일하던 보영씨는 도시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도시는 각박하고 치열하고 삭막하잖아요. 둘 다 고향은 지방이지만 사회생활을 서울에서 시작하면서 치열하게 살았죠. 그러다 이제는 옆도 좀 살피며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애를 할 때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데이트를 할 때도 서울의 다양한 문화생활보다도 우리는 시외로 나가서 다른 데에서 즐거움을 찾았거든요.”
그러던 중 박일씨가 완주 출장을 계기 삼아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의 귀농귀촌캠프에 참가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완주로의 귀촌을 생각하게 됐다.
“완주의 분위기가 좋았어요. 귀촌을 생각했었지만 다른 지역은 가보지도 않았어요. 처갓집이 전주라 그런 것도 더 작용했겠죠.”
귀촌을 결정한 후 3~4년 후에 내려오자는 계획은 급속도로 빨라졌다. 하지만 지역으로 내려가 당장 먹고살 일자리가 필요했고 살 집이 필요했다. 쉽지만은 않았다.
“집을 구하려고 내려오기 두달 여 전부터 매주 내려와서 완주를 돌아다녔어요. 씨앗의 도움을 받아 지금 사는 집을 구했죠.”
현재 박일씨는 고산미소시장에 있는 카페 겸 문화공간 서쪽숲에내린네발요정에서 일을 하고 있고 보영씨는 완주군공동체지원센터 사회소통기금1111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으로 내려가면 관계망도 없어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걱정도 많았어요. 고정지출은 있는데 벌이가 없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해서 크게 불안해하지 않아요. 게다가 귀촌해서 취업을 바로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운이 좋게 정보를 알게 돼서 바로 일을 하게 됐어요. 기존에 했던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일이라 큰 어려움은 없어요.”
도시에서는 출퇴근만 2시간 걸리던 것이 일상, 이제 부부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내고 있다.
“저는 과거에는 일을 했지만 요새는 일을 쉬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에요. 여유롭죠. 그래서 최근에는 요가도 시작했어요.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도 느낄 수 있구요. 사회복지사 일 외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찾고 있는 단계에요.”(박일)
물론 귀촌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불편한 점도 있다. 우선 교통이 불편하고 아직 사람들을 많이 만나지 못해서 심심하기도 하다. 나중에는 시골의 빈집을 구해 수리해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우선 잘 적응해야죠. 동네를 잘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구요. 완주의 놀거리, 즐길거리를 찾아내서 이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가려고 노력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