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있어 행복한 5월, 행복한 운주 완창리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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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시험관 아기를 통해 정말 감사하게도 귀하디 귀한 아들 딸 남매쌍둥이를 얻게 됐다.
그런 아이들이 커서 벌써 5살 유치원생이 됐다. 우리 둥이는 인사성이 좋아 동네 어르신들의 이쁨을 독차지 한다. 어르신들이 동네에 데리고 다니면서 과자 사먹으라고 천원씩도 주시고 이쁘다고 안아주시고 과자도 집에다 가져다 주신다. 뭐든지 두 개씩 챙겨주신다. 이날도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자전거를 타러 동네에 나갔다.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시던 김복임 어머님이 “한결이 어디가냐?”고 물으셨다. 그러자 아들이 할머니께 가본다는 것이다. 빨래터에서 방망이로 옷들을 두드려 빠는 것을 보고 따라해 보고 싶단다. 요즘은 세탁기로 빨래를 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처음이라 신기해 했다. 그러고는 방망이를 들고 빨래를 툭툭 쳐본다. 그 모습이 이뼜는지 할머니는 주머니에서 천원을 꺼내어 한결이에게 주신다. 그런 모습 또한 시골인심 정이 아닌가.
다시 자전거에 몸을 싣고 동네를 돌아다닌다. 농사철이라 그런지 아버님들은 관리기를 끌고 밭을 갈고 계셨다. 기계가 얼마나 무거워 보이던지, 기능은 또 왜 이렇게 많아 보이는지. 글을 모르는 아버지들이 기계를 잘 다루시는 모습에 놀랐다. 김영한 아버님은 “젊을 땐 이런 거 아무것도 아니었는디 늙으니 힘이 없네”라고 말씀 하셨다. 농사철이 되면 동네 어르신들은 무척 바빠지신다.
김영한 아버님.
길을 가다 만난 김순임 어머님은 시금치를 뜯어서 삶아 먹으라고 주신다. 어머님은 “집 앞 조그마한 땅에 시금치나 마늘 파라도 심어 많으면 나눠먹고 하는 것이 세상사는 재미”라고 하신다.
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인정 많고 북적북적한 완창마을이 좋다. 부모가 되니 자식을 위해 살았다는 동네 분들에 말이 이해가 간다. 얼마 전 대전 병원에 입원한 딸아이를 일을 다니는 나를 대신해 친정 엄마가 봐주셨다. 고맙단 말도 못하고 사랑한단 말도 하지 못했다. 이글을 써내려가면서 오늘은 기필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전화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5월은 꽃 때문에도 설레지만 가족이란 꽃 단지가 있어 더 행복하다.
/이현주 마을기자(운주면 완창마을 사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