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마을로 스며들다] 드라마스쿨 학생들의 한 마디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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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스쿨 학생들의 한 마디
고산중학교 2학년 인터뷰
<글로벌 셰익스피어 드라마스쿨>에 참여한 고산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연출부터 직접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는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멘토로 참여한 11명의 해외 연극인들과도 연극을 매개로 소통했다. 4주간의 드라마 스쿨을 끝마친 아이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유태랑
“우리는 중2야. 무서울 게 없다고!”
연극이 끝나니 속이 후련해요. 긴장을 많이 했었거든요. 대본 외우는 것도 그렇고 발음이 틀릴까봐 걱정돼서 혼자서 계속 연습했어요. 함께한 선생님들과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고, 직접 대본을 보고 만들며 준비했던 공연이라 기억에 많이 남아요.
서승연
“심장이 터져서 죽는 거 아니야?”
무대에 오르기 전에 너무 떨려서 심장이 터져서 죽는 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집처럼 편안했어요. 외국인 배우들과 팀을 이뤄 준비했는데 이탈리아 선생님이 예뻐서 더 좋았어요(웃음). 소감을 꼭 표현해야 하나요?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 감정이 들었어요.
신재영
“뭐야 줄리엣이 양다리?”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이야기인데 주인공이 다 죽는 거예요. 우리가 내용을 바꿔보자고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결혼식 때 줄리엣의 남자친구를 등장시키기도 했어요. 말이 잘 안 통하는데 신기하게도 훨씬 더 유쾌하고 재미있었어요.
강은석 (가운데)
“수많은 확률 속에서 내가 이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행운이었어.”
공연이 끝나고서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마음에 울컥 했어요. 제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 귀 기울여 들어주고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눈이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는 배우들이 좋았어요. 계속 연습 날이 기다려지더라고요.
정혁규
“난 몬테규. 허, 내가 할 소리. 싸우자!”
공연을 하다가 대사를 틀려서 아쉬워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에 장벽이 있었던 것처럼 저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데 도시와 달리 인구가 적은 시골이라는 벽이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스쿨을 통해 외국인 배우들도 만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좋았어요.
박동현
“우리만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됐어!”
연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어려웠어요. 친구들 앞에서 연기를 하려니 부끄럽기도 했고요. 외국인 선생님들하고는 간단한 문장으로 소통했어요. 하다 안 되면 몸동작으로 설명하고 가끔은 구글 번역기를 사용했어요. 재미있었어요.
김준교
“다음번에 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래!”
연습할 때 처음에는 부끄러웠는데 그냥 했어요. 친구 동우가 발성이 좋아서 잘 했던 것 같아요. 외국인 선생님들과 4주 정도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연습도 하고 리허설도 했어요. 표현방법을 알려주셨어요.
임동우
“한 달 동안 바빴던 시간이 끝나고 나니 조금은 허무해.”
극중에서 제가 영주 역할을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 장면에서 “나 영주. 죽음이 두렵다면 물러가라”라는 대사를 하며 싸움을 말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요. 이번 경험을 바탕삼아 앞으로 공연 무대기획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김라온
“나만의 로미오는 무엇일까?”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공연 기획단계에서 선생님이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하셨는데 그 중 하나가 ‘좋아하는데 갖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저는 ‘방탄소년단’이라고 대답했죠.(웃음) 또 ‘로미오와 줄리엣 책을 읽은 느낌’을 물어보셨는데 등장인물들이 다 죽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어요. ‘슬픈 일은 한 번에 찾아온다’라는 대사가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에요.
오효은
“우리의 생각이 대사가 되어”
제가 했던 대사 중에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우리에게도 계속해서 또 다른 문제들이 생겨나겠지”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의 로미오는 가야금이거든요. 요새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어른들은 ‘제 나이 때 공부를 해야 한다, 가야금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없다’고 말씀하세요. 저 대사에 제 마음이 담겨있어 대사를 뱉고 나서 무언가 개운함을 느꼈어요.
김준경 (맨 오른쪽)
“꼭 잘해야만 할까? 그냥 즐기자!”
연극을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대화가 안 되니까 그게 좀 답답했어요. 단어나 손짓으로 말을 한다 해도 한국말처럼 자유롭게 안 되잖아요. 연극 대사 중에 ‘꼭 잘 할 필요 없이 놀듯이 재미있게 하면 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 있어요. 사람들은 누가 무언가를 하면 ‘너 그거 잘하냐’고 묻잖아요. 그래서 저런 대사가 나온 거 같아요.
이유민 (가운데)
“특별하고 재미있는 추억”
연극이 끝나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밖에 안 봤지만 그래도 많이 친해졌는데 선생님, 배우들과 이제 정말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슬펐어요. 헤어질 때 준비한 편지도 전해줬어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