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피는 정농마을] 파란 잔디 집 귀촌부부 조덕우-정명희 씨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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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손주 육아" 목격담의 주인공
파란 잔디 집 귀촌부부 조덕우-정명희 씨
정농마을에는 파란 잔디가 깔린 예쁜 집 한 채가 있다. 만약 이집을 찾고 싶거든 파란 잔디와 그 위에서 혼자 잘~ 놀고 있는 조그마한 아이를 찾으면 된다. 이 아이가 누군가 하면, 지난해 6월에 태어난 송주원군 되겠다.
이집의 구성원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덕우(63)= 주원이 외할아버지. 손주 장난감 개발·제작이 특기 및 취미.
■정명희(60)= 주원이 외할머니. 도예가. 낯선 사람도 몇 년 알고지낸 사람처럼 반기는 뛰어난 친화력의 소유자.
■송주원(10개월)= 사람을 좋아함. 호기심 왕성. 웃음이 많음. 돌도 안 지난 아이지만 햇볕에 그을려 손이 새까맣게 탐.
실은 이집을 찾기 전 접한 누군가의 목격담.
“마당잔디 텐트에서 애기가 놀더라고요. 이제 한 살이나 됐나. 외할아버지가 애기를 옷에다 넣고 돌아다니고. 참 재미있어요.”
“보통 어른들은 애기 싸매고 벌벌거리면서 키우잖아요. 근데 그 집은 아주 과감하게 키우더라고요.”
마당에 설치한 텐트 안에서 놀고 있는 주원이
그렇다. 이 목격담의 주인공은 조덕우-정명희 부부다.
부부는 지난 2014년도 전주에서 이서 정농마을로 귀촌했다. 집 주변이 좋은 환경으로 둘러쌓여 있다보니 이들은 손주도 자연에서 자유롭게 키운다. 잔디밭에 펼쳐놓은 텐트가 손주의 놀이터가 되고 마당의 물이 담긴 물통은 목욕탕이 되곤 한다.
“딸이 직장을 다니다보니 우리가 돌봐주고 있어요. 딸은 저녁에 퇴근하면 주원이를 보고 출근을 위해서 다시 돌아가죠. 우리 딸 복 받았죠.(웃음)”
처음에는 육아 방식이 달라 딸도 걱정을 했지만 지금은 걱정하지 않는다.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손주 사진을 찍어 딸에게 보내준다. 그것이 그들이 딸과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주원이는 마당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쑥쑥 자라고 있다.
“손주를 혼자 키우면 힘들텐데 우리는 둘이 보니 힘들진 않아요. 손주가 방에 있으면 짜증을 내다보니까 저희 활동 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밖으로 나가면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신호등도 보고. 아이가 호기심이 굉장히 많아요.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죠.”
부부는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자녀를 키울 때도 그들의 육아방식은 드러난다.
“주말이면 밖으로 텐트 하나 들고 자주 나갔어요. 그때는 우리가 아파트 살 때라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도 없었으니까 전주 외곽으로 나갔죠. 요새는 캠핑이나 뭐다 유행이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것이 없었죠. 지금 우리 아들딸이 그때를 떠올리면 참 좋았다고 말해요.”
주원이가 외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놀이기구를 타고 놀고 있다.
조덕우씨의 취미이자 특기는 손주 장난감 만들기. 요새 주원이가 타고 다니는 놀이기구도 바스켓을 이용해 그가 직접 만든 것이다.
“사주는 게 아까워서 만들었어요. 우리 아이들 어릴 때는 장난감이 있었나요. 먹고살기 바빴고 여유도 없었고 집도 작아서 제대로 못 놀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환경이 되니까 손주는 좀 자유롭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부부의 일상은 주원이와 함께 이뤄진다. 그것이 이들의 요즘 사는 낙이다.
“아이가 자면 우리도 자고 아이가 일어나면 같이 일어나고. 요즘은 손주하고 노는 게 낙이죠. 나중에는 캠핑카 하나 사서 가족들이 함께 돌아다니는 것이 우리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