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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1.04.12

웃어라 공동체

동상이몽 예술마을 사업 시집 출간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1.04.12 17:32 조회 2,6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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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먹고 뱉은 말이 시가 되다 동상 깊은 산골 촌로촌부들부터 다섯살 어린아이의 구술이 시가 되어 시집 『 홍시 먹고 뱉은 말이 시가 되다 』 에 담겼다 .

동상면은 지난해부터 동상면의 100 년 역사문화 자원 찾기와 동상면 주민예술가 만들기 사업으로 ‘ 동상이몽 ( 東上二夢 ) 프로젝트 ’ 를 추진하고 있다 . 이 시집은 그 결실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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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인 박병윤 동상면장이 지난해 8 월부터 12 월까지 코로나 19 가 몰고 온 사회적 거리의 비좁은 간격을 넘나들며 틈틈이 발품 팔아 구술채록하고 엮었다 . 이제는 101 세가 된 백성례 어르신을 비롯해 70 여 명에 가까운 지역주민과 출향인사가 기꺼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

박병윤 면장은 “ 홍시 먹다 톡톡 뱉어낸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이렇게 시가 되었다 ” 고 했고 소설가 윤흥길은 “ 진주조개처럼 동상면 시인들은 갖가지 간난신고를 딛고 일어서면서 얻은 인생의 깨달음과 지혜를 오랫동안 내면에서 숙성시킴으로써 스스로 시인의 경지에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 고 서평했다 .

경로당 수다 5 물이 좋아서 그려 아 , 동상면이 인물이 참 많은 동네랑게 옛날 먼 대사가 인물이 많이 나오는 고장이라고 혔잖여 신문에도 나왔드만 저쪽 심씨 집안 아들은 서울대학 나와서 검사지 검사 지금 저기 정부에서 높은 곳에서 일헌다잖여 그라고 저그 윗동네 아저씨는 아들들이 다 의사랴 아 , 그라고 저그 장로님댁 아들은 서울에서 좋은 대학까지 나와서 유명한 목사님이랴 아 , 공무원도 많이 나오고 시인도 많이 나오고 저기 이사 온 아저씨는 식구들이 다 한의사랴 아 , 그게 다 여기가 물이 좋아서 그려 아 , 물하고 사람하고 먼 관계가 있당가 아 , 척허믄 알아들어야지 저 할망구는 맨날 따져싸 그렇다면 그런 겨 .

자운영꽃 눈물 백성례 전쟁 난리 때 내가 소양 너머 공덕에 피난살이할 때 애기를 포대기로 등에 업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 백순필 이성녀를 찾으 러 동상면 수만리 입석을 갔지 아버지 어머니 죽었는지 살았 는지 몰라 무작정 찾으러 나섰는디 우봉 골재를 넘어가는디 태 극기를 짊어진 군인들이 앞서가는디 밤에는 빨치산이 우봉산에 서 나와 꽹과리를 치고 노래 부르고 사람들 다 죽인다고 혀서 군 인들과 함께 재를 넘어 동상면 수만리로 왔지 .

수만리 입석에는 귀골산에 돌을 모아서 쌓은 곳이 있었지 아 무래도 어머니 아버지가 그곳에 숨어 있을 것 같아 산을 간다 하 니 군인들이 낮에는 우리가 지키니 걱정말고 가보라고 혀서 산 을 올라갔지 돌이 있는 귀골산에 올라가 보니 돌무지가 있었고 학교가 불타고 남은 함석때기로 돌 사이를 틀어막은 그곳을 파 헤치니 세상에 뼛골이 드러난 어머니 아버지가 밥도 못 먹고 죽 어가고 있었지 그 돌무지 속에 숨어 있었지 사람 보이기만 하면 무자비하게 죽이니 숨어 있었지 .

물도 못 먹고 밥도 못 먹고 죽어가는 어머니를 우리 남편 ( 유성 배 ) 이 업고 내려왔고 아버지는 몸을 잡고 부축혀서 내려왔지 어 머니를 업고 와서 논밭에 내려놓으니 죽은 송장처럼 축 처진 어 머니가 자운영꽃 속에 파묻혀버렸지 아버지는 그 옆에서 어머니 를 바라보았지 지나가던 군인 하나가 시퍼런 책보에 싼 주먹밥 하나를 줘서 시얌에 가 깨진 바가지에 물을 떠 와 바가지에 그 밥을 꾹꾹 말아서 어머니 입에 한 입 넣고 아버지 입에 한 입 넣 어드렸지 어머니는 채 삼키지 못한 시얌물 , 눈물이 죽죽 흘러 자 운영꽃을 적시었지 천지에 자운영꽃이 활짝 피어 있었지 .

홍시 수만댁 감 덕장에 붉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도시로 돌아가는 자식들을 배웅할 때 참기름 , 들기름 바리바리 싸주면 주름살 톡톡 배인 내손을 꼭잡고 꼬깃꼬깃 푸른 배춧잎을 꼭꼭 쥐어주던 큰 아들 홍시를 잘못 먹었나 ?

헛기침 눈물을 애써 닦으며 내달리던 딸년을 멀리까지 바라볼 땐 그냥 내 가슴 언저리가 홍시처럼 붉게붉게 무너져 내렸지 면상님 ! 썹빠지게 고생헌 이야기라서 이 글에 내 이름 넣지마요 ! 자슥덕 고생헌 애기 별로 안좋아헝께 매운탕 맛을 알어 ?

인정식 │ 산천 밭뙈기 시래기 , 겨울 찬바람 그늘에 말리고 살 한 점 없이 쪽 빠진 시래기의 사박거리는 숨소리 대아저수지 물그림자를 적시고 수몰된 고향을 먹고 자란 붕어 , 메기들은 토실토실 살을 찌우고 매운탕에는 고향의 추억을 칭칭 감은 시래기 물고기가 서로를 얼싸안고 보글보글 , 짜글짜글 한 세월의 맛을 우려내고 있지 손님들은 그 맛을 손맛이라 하지만 우리는 동상 면 사람들의 피와 살맛이란 걸 다 알지 .

아버지의 지게 조인식 │ 묵계 산에 올랐지 지게를 어깨에 메고 한 고개를 넘었지 아버지가 네 다발을 지게에 지고 나를 때 나는 한 다발 두 다발 결국 어른이 돼서야 네 다발의 짐을 짊어졌지 내가 똑같은 무게의 짐을 질 수 있을 때 아버지는 무거운 봇짐을 내려놓으시고 저세상으로 떠나셨지 허청에 남은 낡은 아버지의 지게 기름보일러 앞에서 구석 저편으로 밀려 나간 그리움과 추억을 붙잡고 쓸쓸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지 .

현장 사진

동상이몽 예술마을 사업 시집 출간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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