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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공동체 · 2020.10.20

사람의 노래

1. 원승치마을 할머니

사람들이 함께 웃고 배우며 살아가는 공동체 현장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등록 2020.10.20 13:37 조회 2,6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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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노래 1편, 원승치마을 할머니 인생이 뭐긴, 그냥 사는 거여! 코로나로 한참 시끄럽던 여름 , 완주문화재단 한달살기의 일환으로 청정지역 완주로 왔다 . 집 앞의 넓은 파밭과 꼬리를 휘두르며 파리를 쫒는 누런 소들 , 장대 같은 폭우와 뒤이은 폭염을 거치며 화산에서의 생활이 시작했다 .

나는 큰 오케스트라와 컴퓨터를 주 악기로 다루며 일하는 , 흔히 말하는 가방끈 길고 나름의 경력까지 갖춘 작곡가이다 .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나를 표현하고 , 내 노래가 잘 들리게 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어 먹고 살다 언젠가부터 나의 노래는 결국 누군가의 노래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작곡가 김민경과 할머니
작곡가 김민경과 할머니

되재성당으로 가는 마을 초입에 자그마한 할머니가 앉아계신다 . 작게 소를 먹이며 사시는 어르신을 찾는다며 할머니께 말씀을 여쭙다가 그곳에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 할머니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기만 기다렸다는 듯 , 이야기를 쏟아내신다 .

 되재성당으로 가는 마을 초입에서 만난 할머니의 인생살이는 아무런 꾸밈이 없이도 할머니만의 노래가 된다.

승치리 , 몇 집 되어 보이지도 않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시고 이웃집 아들과 결혼하신 후 지금까지 한 번도 고향을 떠난 적 없는 할머니는 남편이 돈을 안 벌어와 고생하며 자식 7 남매를 키워냈다고 하신다 .

아니 평생 같이 자라온 동네오빠인데 성실한지 , 안 한지 결혼 전에 모르셨냐고 묻자 ‘ 그때는 잘 할 줄 알았지 , 허허 ’ 하시며 웃음을 지어 넘기신다 . 할머니는 허리 , 손가락 , 다리 안 아프신 곳이 없다 .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내 논 한번 못 가져보고 평생 품을 팔며 자식을 건사한 세월의 병이라신다 . 먼저 하늘로 보낸 사무치게 보고 싶은 딸 ,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있는 또 하나의 딸 , 수녀가 되겠다며 수녀원으로 들어가 버린 공부 잘 하던 나의 또 다른 딸 .

할머니의 이야기는 아무 꾸밈없이도 할머니만의 노래가 되어있었다 . 빨리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는 할머니께 , 인생이 무엇이냐고 여쭤봤다 . 쓰잘데기 없는 소리한다는 듯 한심한 눈으로 ‘ 인생이 뭐긴 뭐여 , 그냥 사는거여 !’ 라고 대답하신다 .

화려한 기술과 대단한 준비과정 없이도 노래는 불려지고 , 손대지 않고 나를 뽐내지 않는 인생 안에 더 큰 울림의 노래가 만들어 짐을 , 그리고 각각의 노래가 모두 소중함을 이제야 조금씩 마음으로 알아간다 .

‘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 를 틈틈이 추임새로 쓰시면서도 금쪽같은 손주손녀와 자신을 돌봐주는 착하디 착한 자식들 얘기로 채워지는 할머님 인생의 여러 순간들이 , 그 어느 대작보다 진실하고 스스로 울리는 노래처럼 들려 내 가슴이 함께 울림을 완주에서 배워나간다 .

점잖은 모범생같은 완주의 길길마다 불리워지기를 바라는 또 다른 많은 노래들을 더 듣고 싶다 .

/ 김민경 ( 완주문화재단 한달살기 작곡가 ) 작곡가 김민경은 비엔나 국립음악대학에서 작곡 및 전자음악을 전공하며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고점으로 졸업하고 , 파리고등국립음악원 (CNSM) 교환학생으로 발탁되어 수학하였다 .

오스트리아 대통령궁의 초청으로 작품발표 연주회를 가졌으며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 ( 市 ) 와 펠트키르헨 박물관의 위촉을 받아 시즌개막연주를 하였다 .

한양대 , 숙명여대 등의 대학에서 강사를 역임하며 동시에 국립무용단 등 다수의 단체와 협업을 통한 무용음악 및 설치음악을 작곡하였으며 , 조수미 , 리처드 용재 오닐 등 클래식 음악가들의 음반 및 공연분야 , 방송 분야를 어우르는 폭넓은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

현장 사진

1. 원승치마을 할머니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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