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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가는 길에 역이 있다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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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숲] 모악산 가는 길에 역이 있다

 

2008년 약속프로젝트에 의해 체계적으로 로컬푸드 사업을 추진한 우리 완주군은 이제 명실상부한 로컬푸드 1번지이다. 그 동안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CSA :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생산자직판장(Farmer’s Market), 협동조합(Cooperative), 농가레스토랑, 반찬가게 등 다양한 로컬푸드 공동체사업이 시작되었다.

 

로컬푸드와 관련해서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방법은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과 생산자직판장이다. 생산자직판장은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 생산자가 직접 장터에 나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야 한다. 둘째, 정기적으로 장터가 열려야 한다. 셋째 장터에 참여하는 농민은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생산자직판장의 이러한 원칙은 모두 생산자와 소비자가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이다.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매우 다양한 생산자직판장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이 있는 유럽 도시의 생산자직판장은 관광 코스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지역의 농업, 특산물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의 음식과 문화도 접할 수 있다. 때로는 생산자 직판장과 재활용 장터가 같이 열리고 공예품, 장신구 등의 작은 노점이 벼룩시장 형태로 융합하여 시너지를 만들기도 한다. 일본의 생산자직판장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어린이 연극을 상영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생산자직판장은 강원도 원주시의 원주천 주변에 형성되는 새벽시장이다. 1994년부터 시작된 새벽시장은 매일 새벽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열리는데 농업인들이 ‘새벽시장협의회’를 만들어 가입비 4만원, 연회비 2만원을 내면 자릿세 없이 농산물을 팔 수 있다. 협의회 500여 회원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이 연간 80~90억 가량 거래된다고 한다. 새벽시장을 통해 소비자는 시장가격보다 10~20% 저렴한 가격으로 로컬푸드를 구매하고 생산자는 도매시장에서의 수취가격보다 10~20%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생산자직판장은 농민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정해진 날짜에만 운영할 수밖에 없어 그 때를 맞추지 못하는 소비자는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농촌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일본의 미지노에끼(道の驛)이다. 길에 역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이 화장실, 쉼터 등의 기본적인 편의시설과 레스토랑, 관광정보센터, 생산자직판장을 함께 운영한다. 생산자직판장은 일일배송 방식으로 로컬푸드를 판매하고 레스토랑도 로컬푸드를 재료로 하는 향토음식을 제공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에 의해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공동투자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소비자, 생산자 양쪽의 호응에 따라 일본 내에만 1,000여개가 넘는 미지노에끼가 있고 지금은 일반기업이 영리를 목적으로도 운영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일본에는 미지노에끼 매니아들이 있어 미지노에끼를 소개하는 잡지를 발간하고 매년 우수한 미지노에끼를 선발하는 대회도 연다고 한다. 완주에 용진농협 직매장, 효자동 직매장에 이어 세 번째 로컬푸드 직매장을 모악산 도립공원 주차장에 가지게 되었다.

 

지난 7월 27일 개장한 해피스테이션이라 부르는 이 직매장은 단순한 직매장을 너머 완주군의 로컬푸드 생산자와 소비자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로컬푸드 레스토랑, 가공센터, 체험장 등을 갖춘 한국형 미찌노에끼라 할 수 있다. 개장 이후 연일 농산물이 다 팔려 텅 비어있는 매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해피스테이션의 개장에 힘을 합친 로컬푸드 생산자, 완주군청 농촌활력과, ㈜완주로컬푸드 여러분 파이팅!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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