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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의 완주이야기 43] 완주 근원이 우주(紆州)2018-01-08

[이승철의 완주이야기 43] 완주 근원이 우주(紆州)

완주 근원이 우주(紆州)




태어남은 기쁨이요, 죽음은 슬픔이듯이 성장은 좋고 침체는 나쁘다. 지명도 마찬가지다. 전북혁신도시에 혁신동(革新洞)’이 생겨 반가운 일이나, 우주현(紆州縣)600여 년 전 호남에서 사라졌다. 우주가 도대체 뭐 길래 호들갑이냐 이 소리 수십 번 들을수록 글 쓰는 보람이다. 헬리콥터가 아니더라도 높은 산에 오르거나 고속고로를 달라다보면 고개가 좀 끄덕여 질게다.


우주가 어디냐? 완주산업단지를 포함한 봉동-삼례-왕궁을 묶은 지역으로 보면 무난하다. 옛날 얘기는 빼고 고려 말까지 남쪽에서 북으로 전주부우주현금마군이 나란했기에 우주현 넓은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됐더라면 오늘날 광주광역시 이상의 큰 도시가 됐을 것이나 우주가 금마로 혹은 전주로 들락날락하다 사라졌다.


우주는 신라 때 붙여진 이름으로 고려를 거쳤으나 조선이 개국 전주부 11현시대를 열며 빼버렸다. 이는 행정적 문제이나 우주창(紆州倉)’이 있었으니 경제 논리로는 금마전주가 우주 속으로 들어왔어야 했다.


당시 조선의 안보속성상 외적이 두려워 산을 끼고 살았다. 전주를 공고히 해달라며 네 구석에 세운 절이 동고사(東固寺서고사(西固寺남고사(南固寺북고사(北固寺)가 아닌가. 그러나 전주를 지켜내지 못했고 자신들의 절조차도 견고케 하지 못해 경상도 절에 비하면 암자(庵子) 수준이다. 워낙 아쉬워서 하는 말이다. 차라리 고산 봉림사(鳳林寺), 봉동 학림사(鶴林寺), 용진 봉서사(鳳棲寺), 전주 정혜사(定慧寺)에서 공고(鞏固)키를 빌었어야 했다. 도시는 뻗어나갈 넓은 배후지역이 있어야한다.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너무나 안타까워 또다시 지적을 한다. 완주지형은 이서-삼례-봉동을 빼고 모두가 산간지역이어서 한 맺힌 도시 꿈을 꾸고 있다.


야비 수준의 으뜸은 일본. 1935년 완주군(完州郡)을 세울 때에 우주군(紆州郡)’으로 했어야 순리요 정상이나 누가 그런 소리 할까봐 은근 슬쩍 생각하는 체 듣기 좋은 소리 완전한 골’ “완주(完州)”라 했으나 80여 년간을 보았지만 어디 완전한 게 있나? 군청(용진), 경찰서(봉동), 교육청(전주), 보건소(삼례), 문화원(고산), 자울중(화산), 게임고(운주), 술박물관(구이), 공무원연수원(이서), 한지체험관(소양)이 흩어져있다.


세상에 이런 자치단체가 어디 있나. 괴이하고 묘할 뿐이다. 혹 타도의 관광버스가 완주에 들리겠다면 동상면 수목원 대둔산 외에 오랄 데가 없지 않나.


군민의 응집력이 절실할 때다. 2018613일 지방선거에 당선되고자하는 사람들은 꼭 참고하기 바란다. 이제까지 집 한 채를 세어 우주(紆州)’ 두 자를 앞에 루(), (), (), (), (), (殿)자 하나를 붙이지 못하는 군이 바로 우리 완주이다. 왜 이렇게도 담력이 없다느냐? 군민들 관광 철에 돌아다니며 본 게 있다면 말이라도 속 시원하게 해 보아라. 이제 봉동 사람들의 말이 먹혀들 때가 왔다.




/이승철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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