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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일기 6] 빨간 글씨 ‘성(性)’2017-08-08

[숟가락 일기 6] 빨간 글씨 ‘성(性)’

빨간 글씨 ()’



어느 날 3살배기 둘째가 바지에 똥을 쌌다. 물로 똥을 씻기려는데 아이가 엉덩이에 손을 갖다 대며 똥을 치우려 만지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나는 에이, 더럽게 손으로 똥을 만져라며 약간의 짜증을 냈고 이 때 아이는 똥이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배우게 됐던 거다.


어느 날 똥을 싸고는 내게 이리 말하는 게 아닌가. “엄마, 똥이 더러워?” 나는 그 순간 어디선가 들은 말이 생각나 아니라고 말해줬지만 아이의 마음속엔 이미 엄마의 핀잔으로부터 깨달음이 있었으리라.


최근 '숟가락'에서 강사선생님을 모시고 성교육을 했다. 아이를 둔 부모를 위한,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위한, 또는 성을 빨간색 금지 테이프가 아닌 자연스런 인간의 본능으로 받아들이려는 이들을 위한 강의였다.


이중 아이들과 관련하여 몇 자 적어보자면, 아이들 앞에서는 성이 고상해질 필요가 없다. 아이들의 성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자신의 생식기를 만질 정도로 자연스러운 것이며 유아기 아이들이 고추나 잠지를 만진다고 하여 질색팔색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충분한 탐색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나 남자 아이들이 자연스레 고추를 만져볼 기회를 누리는 동안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잠지를 만지기는커녕 보는 것조차 어렵다. 어른들의 이상한 시선 때문이다.


는 여느 부모들처럼 내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어른들의 너그러운 시선이 필요하다. 유아들의 배설물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의 똥, 오줌은 그저 더러운 게 아니다. 아이들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최초의 창조물인 것이다. 그래서 신기하고 자랑하고 싶은 그런 게 아닐까?


이제는 아이들의 벗은 몸을 보고 '아이, 부끄러워'라고 말하지 말고 아이의 몸이 사랑스럽다고 말해주는 건 어떨까 싶다.



/도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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