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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18.04.03

정수정의 청년인턴 일기

2018년 크리스마스에서 과거로 보내는 편지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18.04.03 16:16 조회 5,38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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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정의 청년인턴 일기] 2018년 크리스마스에서 과거로 보내는 편지 나 (2018 년 12 월의 정수정 ) 는 지금 한 해를 마무리하며 너 (2018 년 4 월의 정수정 ) 에게 편지를 보내 . 나는 너보다 9 개월 앞에 서서 네가 살고 있는 나날들을 담담히 지켜보는 중이야 .

삶 자체가 질문의 연속이었던 너는 그 당시 ‘ 어떻게 살아야 할까 ’ 를 고민하고 있었지 .

정수정
정수정

20-21 살 때의 ‘ 왜 살아야 하는가 ’ 라는 삶의 당위성에 대한 질문 , 22 살 때의 ‘ 내가 살고 싶은 진실한 세상은 있을까 ’ 라는 약간의 회의적인 ,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세상에 대한 의문 . 그에 이어 23 살이 되던 2018 년 봄 너를 계속 휘어잡았던 질문 .

‘ 어떻게 살 것 인가 .’, ‘ 자신이 가진 어떠한 무기들로 세상과 소통할 것인가 .’, ‘ 구체적으로 무엇을 통해 나를 표현할 것인가 .’ 나는 어제 책을 냈어 . 완주에서 청년인턴을 하며 지낸 10 개월간의 경험과 시선이 담긴 오롯한 나의 책 말이야 .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2 월의 마지막 주 청년인턴 면접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 안대성 면접 위원의 질문으로부터 말이야 . ‘ 청년인턴을 하는 동안 수정씨의 위시리스트 1 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퍽 . 헐 . 너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 . 너는 단지 이곳에 있는 게 행복했어 .

계산과 측정 , 축적과 확장이 지배적인 사회가 아닌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내는 독립적 주체들이 서로의 행복을 보살피는 공존의 사회 .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이는 사회가 이곳에 존재한다고 믿었고 그 믿음에 따라 살아보기로 했었지 .

단지 너는 그 전에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기준의 행복을 시험해보고 싶었지 . 완주에서 완주 사람들과 ‘ 그저 ’ 행복하길 바랐어 . 그 뿐이었지 . 그런데 웬걸 . 어떤 목표가 없었어 . 1 차적으로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건 기본 중에 기본이었던 거야 .

행복하게 지내는 것 외에 나를 그곳으로 이끌어줄 하나의 목표가 필요했어 . 지금 생각하면 그 2 월의 면접이 너에게 요구했던 것은 기본적인 행복감 이외에 너를 성장시키고 너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성취감에 대한 것이었어 .

결과적으로 너가 느끼는 행복을 인턴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시키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지 . 며칠간 너는 골똘히 생각했어 . ‘ 이곳 완주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볼 수 있을까 ? 10 개월간의 나의 경험을 압축할 수 있다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 우선 니가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봤어 .

글 , 요리 , 차 . 이 관심사들을 구체화할 수 있는 행위목록과 그로 인한 효과를 나열했지 . 이 중에서 글이 채택됐어 . 요리와 차는 편하게 즐기면서 . ‘ 글 ’ 을 10 개월간의 나를 표현해주는 수단으로 삼기로 했지 .

흩어지는 단상들을 ‘ 정리 ’ 해주고 나를 ‘ 단단 ’ 하게 만들어주는 바로 그 ‘ 글 ’ 말이야 . ‘ 어떤 주제 , 어떤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질지 미리 상정하고 글을 쓰지 말자 . 특정하지 말자 . 단지 무언가를 꾸준히 궁금해 하고 무언가를 꾸준히 바라보고 무언가에 대해 꾸준히 써보자 !

그렇게 모인 다양한 이야기들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엮일 테니 .’ 그런 결론에 도달했던 3 월의 어느 날을 기억하며 이 편지를 써 . 어제 그 결과물인 책이 나왔고 12 월을 살고 있는 현재의 내가 해주고픈 말이 있어 . ‘ 너 참 잘 살고 있어 .

멋져부러 ~’ 덧붙이며 : 자 ,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눈은 저절로 감깁니다 . 당신은 2018 년 12 월 완두콩에서 발행된 정수정의 이야기에 눈이 갑니다 . 새우깡에 손이 가듯 , 그녀의 책에 눈이 가고 마음이 갑니다 .

현장 사진

2018년 크리스마스에서 과거로 보내는 편지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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