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의 청년인턴 일기] 1절. 정겨운 우리동네 행정인턴으로 한 달 동안 함께 일하던 예빈이가 떠났다 . 좀 심란하다 . 12 월이 마지막인 나의 청년인턴 생활의 끝도 생각해보게 됐다 . 한 달이 이렇게 훌쩍 가는데 네 달도 곧 훌쩍 가겠구나 .
남은 네 달 동안 , 한 달에 한번 4 차례씩 내가 경험한 완주를 노래하려한다 . 좋아하는 노래 ‘ 고향의 봄 ’ 을 개사해봤다 . 4 절 중 바로 그 1 절 . ‘ 내가 사는 완주는 정겨운 동네 종분 할매 화산 할매 영국이 아저씨 메론 하나로 일동단결 서롤 살피고 그 안에서 사는 내가 참 좋습니다 .
‘ 내가 사는 동네는 참 정겹다 . 잠자고 생활하는 ‘ 삼례 마천마을 ’, 근처에 직장이 위치한 ‘ 고산 읍내 ’. 발이 닿는 곳마다 정이 넘친다 . 삼례 집 앞에는 종분할머니와 금녀할머니가 산다 . 만날 때마다 인사를 드리다보니 금새 친해졌다 .
두 할머니는 집 앞에 놓인 말 모양 의자에 앉아 자주 노신다 . 할머니들이 보이지 않는 날이면 빼꼼히 집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 나만 할머니들이 궁금한 모양은 아니다 . 일주일 동안 휴가를 갔다 와서 오랜만에 종분 할머니를 만났더니 “ 아이구 왜 이리 오랜만이랴 .
어디 간 줄 알았어 ~” 라고 하신다 . 괜히 쑥스럽고 좋았다 . 할머니는 가끔 텃밭에서 기르신 고추나 오이를 챙겨주신다 . 감사한 마음에 할머니께 자두를 좀 드렸다 . 한 번은 매일 앉아 노시는 그 자리에 , 할머니 두 분 외에 다른 얼굴들이 보였다 .
두 할머니의 앞뒷집에 사는 분들이 함께 모여 메론 잔치를 벌이고 있었던 것 . “ 여 앉아서 시원한 메론 먹고 가 .” 자연스럽게 집 앞 마당 메론 잔치에 합류해 , 룸메 하영언니와 나는 메론을 실컷 얻어먹었다 .
영국이 아저씨는 차가 없어 버스로 출퇴근 할 때 , 봉동 터미널에서 자주 만났던 분이다 . 아저씨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 아저씨도 항상 봉동에서 삼례로 가는 5 시 57 분 버스를 타셨다 . 2~3 번 보다보니 궁금함이 생겨 먼저 말을 걸었다 .
“ 아저씨도 삼례 가시나 봐요 ” 처음 보는 사람의 뜬금없는 말에도 웃으며 대답하셨다 . “ 응 . 자네도 삼례로 가 ? 거의 매일 타네 ?” 그렇게 나의 퇴근 말동무가 되었던 영국이 아저씨 . 아저씨의 인자한 미소는 참 사람을 편하게 했다 .
아내분께 요리해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저씨는 나에게 음식 레시피를 알려주시곤 했다 . 슬프게도 차가 생긴 후로는 통 아저씨를 못 뵈었다 . 언제 시간 맞춰 봉동터미널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아저씨를 태워드려야겠다 . 화산할매는 고산 터미널에서 출근할 때 자주 뵈었다 .
이름은 안 가르쳐주시고 나이를 먼저 밝히신다 . “ 내가 90 이 넘었어 . 90 넘은 사람 이름 알아 뭐할라 그랴 .”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혼자 장도 잘 보러 나오시는 할머니 . 어찌나 귀가 밝으신지 내가 하는 얘기도 다 알아들으시고 어찌나 기억력이 좋으신지 내가 한 얘기를 다 기억하신다 .
정겨운 우리 동네 . 참 살기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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