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석의 완주공동체 이야기] 소똥구리 나 정도의 연배(?)면 이 곤충들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은 소가 우리에 갇혀 일정 공간에서 주는 먹이를 받아먹는 신세이지만, 옛날에는 들판에 데려다 묶어 놓고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책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오고 가는 길에서 흔하게 마주치던 곤충 중 하나가 이 곤충이다. 아마도 누구는 학교가 끝나고 나면 소를 끌고 들판에 데리고 나갔다가 오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생활을 하던 기억도 날 것이다.
소의 똥을 굴려 집을 짓고 그 속에 알을 낳고 번식을 하는 곤충이다. 지금은 곤충도감에서도 사라졌다. 기록을 찾아보니 1968년 채집된 표본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러니 아무리 많은 곤충을 찍고 찾고 있지만 아직도 이 곤충은 만나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급기야 작년에는 환경부가 복원을 한다고 개체를 찾는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고 한다. 소똥구리의 역할은 가축물의 배설물을 분해해서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매개자이다.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위치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셈이다.
이런 역할을 넘어 애굽의 역사에서는 이 곤충이 굴리고 가는 모습이 재앙을 물리치는 둥근 해를 연상한다고 해서 우상으로 섬겼던 기록이 있다고 한다. 보는 사람, 시각에서 이렇듯 하찮은 곤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큰 위치에서 대우를 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다.
공동체에서는 사람들은 대개 드러나는 위치, 폼 이 나는 자리에서 대장노릇을 기왕이면 행동으로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앞 다투어 그렇게 한다면 그 조직이나 공동체가 제대로 유지될까? 자신의 역량에 맞추어 자리를 맡아야 그 조직은 평화롭고 결속력이 단단하게 유지된다.
무리하게 능력이 되지 않으면서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 공동체의 수준을 진단하고,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정도의 사업을 해야 구성원들이 신이 나고, 일의 성과도 쑥쑥나고, 마치고 난 후에도 뿌듯한 마음을 서로가 나누게 될 것이다. 떼 돈을 버는 사업이 공동체 사업으로 될 수 없다.
우리가 즐겁자고 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일자리가 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지속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은 돈벌이보다 더 큰 수확이 있기에 하는 것이다. 그 점을 늘 마음에 새기며 임했으면 한다.
소똥구리처럼 남들의 눈에 그리 크게 비춰지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충실하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 뿐 아니라 다음세대를 위한 일이기에 더욱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힘을 모아 보자. 당장의 성과에 매달리지 않고 먼 미래를 향한 큰 마음으로 임하자.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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